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경쟁 속에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며 ‘슈퍼달러’가 계속되고 있다. 달러 부채가 많은 신흥국 정부의 부담은 점차 커지고, 유럽 수출 기업은 유로화 약세를 타고 수출을 늘리는 등 금융시장과 산업계에서 강달러 발(發) 지각변동이 시작했다.
11일(현지시간) 1 유로는 12년 이래 최저인 1.05 달러를 기록해 11개월 새 무려 30%나 가치가 떨어졌다. 1유로=1달러를 의미하는 ‘패러티(parity)’는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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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강달러-약유로’ 흐름은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한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실제 도이체방크는 달러 당 유로가 2016년 말에 90센트, 2017년 말에 85센트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흥국 달러빚, 기업 달러수입 증가=이런 변화는 미국 경제와 유럽 수출기업에는 ‘득’이지만 신흥국에게는 ‘실’이다. 달러 부채가 많은 국가는 달러가 비싸져 상환 부담이 더 커졌다. 달러 투자자 자금이 신흥국 시장에서 미국으로 이탈하기 때문에 신흥국 기업은 타격이다.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국가는 유로화 약세로 수출경쟁력을 높인 유로존 내 기업들에게 밀리는 등 강달러-약유로의 이중 역풍을 맞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런가하면 에어버스, 로레알, BMW, 노바티스, 네슬레 등 유럽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로화 약세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FT는 시장조사업체 알파밸류 분석을 인용해, 대형 상장사 302개사는 유로화가 0.2달러 평가절하시 영업이익이 평균 5%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에어버스는 유로화가 0.1달러 평가절하 시 수입이 10억달러(1조1325억원) 증대된다. 또 무디스는 약유로로 인해 유럽 관광 매력도가 높아져 유럽의 호텔과 관광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유로, 저유가, 낮은 대출금리 등 유럽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유럽기업들의 실적잔치가 예고되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