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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힘받는 ‘슈퍼 달러’
유로화 약세에 안전 자산 매력 높아져…신흥국 부담늘고 유럽 수출기업은 호재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 경쟁 속에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며 ‘슈퍼달러’가 계속되고 있다. 달러 부채가 많은 신흥국 정부의 부담은 점차 커지고, 유럽 수출 기업은 유로화 약세를 타고 수출을 늘리는 등 금융시장과 산업계에서 강달러 발(發) 지각변동이 시작했다.

11일(현지시간) 1 유로는 12년 이래 최저인 1.05 달러를 기록해 11개월 새 무려 30%나 가치가 떨어졌다. 1유로=1달러를 의미하는 ‘패러티(parity)’는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달러가치 왜 오르나=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로화 추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유로화 자산을 처분하고, 대신 더 안전하고, 구매력이 높은 달러를 사들이는 것이 달러 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용 지표 등 경기 호전에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전망도 달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Fed가 6월에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통화량은 줄고, 달러가치는 더 오르게 된다.

이같은 ‘강달러-약유로’ 흐름은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한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실제 도이체방크는 달러 당 유로가 2016년 말에 90센트, 2017년 말에 85센트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흥국 달러빚, 기업 달러수입 증가=이런 변화는 미국 경제와 유럽 수출기업에는 ‘득’이지만 신흥국에게는 ‘실’이다. 달러 부채가 많은 국가는 달러가 비싸져 상환 부담이 더 커졌다. 달러 투자자 자금이 신흥국 시장에서 미국으로 이탈하기 때문에 신흥국 기업은 타격이다.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국가는 유로화 약세로 수출경쟁력을 높인 유로존 내 기업들에게 밀리는 등 강달러-약유로의 이중 역풍을 맞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런가하면 에어버스, 로레알, BMW, 노바티스, 네슬레 등 유럽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로화 약세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FT는 시장조사업체 알파밸류 분석을 인용해, 대형 상장사 302개사는 유로화가 0.2달러 평가절하시 영업이익이 평균 5%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에어버스는 유로화가 0.1달러 평가절하 시 수입이 10억달러(1조1325억원) 증대된다. 또 무디스는 약유로로 인해 유럽 관광 매력도가 높아져 유럽의 호텔과 관광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유로, 저유가, 낮은 대출금리 등 유럽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유럽기업들의 실적잔치가 예고되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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