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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도시의 정석 ‘뉴욕의 비밀’이 열린다…‘시티오브뉴욕’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세계의 중심은 어디일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뉴욕을 빼놓고 말할 순 없다. 뉴욕은 이름(New Yorkㆍ새로운 요크)과 반대로 200년이 넘는 도시 역사를 자랑한다. 물론 서울과 베이징, 파리, 로마는 뉴욕보다 더 오래된 도시지만, 전쟁과 근대화를 거치면서 변형됐다는 점에서 뉴욕은 ‘도시의 살아있는 원전(原典)’이라고 불린다.

뉴욕이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것은 콘텐츠 이전에 철저히 설계된 도시계획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티오브뉴욕’<사진>은 화려한 겉모습에 가려져 우리가 보지 못한 뉴욕의 뒷이야기를 도시계획을 토대로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다.

가령 ‘맨해튼 그리드’라고 불리는 ‘격자망’ 구조는 방사형이나 원, 곡선이 담고 있는 위계를 원칙적으로 배제했다. 유럽의 도시가 군주를 중심으로 멀어질수록 권력과 부, 치안이 약해지는 구조와 달리 맨해튼 격자망은 어디든 중심이 될 수 있고 어디든 외곽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돈과 권력에 의해 특정 토지나 경관이 선점되는 경향이 적었다. 오히려 사방으로 뚫린 스트리트(가로 길)와 애비뉴(세로 길)로 쉽게 부두로 갈 수 있고 막힘없이 경치를 볼 수 있다.

‘트리니티 묘지’에도 맨해튼 도시계획의 비밀이 숨어있다. 트리티니 묘지 한쪽에는 독립전쟁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이 있다. 원래 계획은 묘지와 마주 보고 있는 ‘파인 스트리트’가 묘지를 관통해야 한다.

하지만 트리니티 교회는 이를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고 의도적으로 묘지 안쪽에 독립전쟁 위령탑을 만들었다. 누가 독립전쟁 위령탑과 같은 상징적인 시설을 건드릴 수 있겠는가. 결국 파인 스트리트 확장 계획은 무산됐다.



뉴욕의 도시계획을 파고든 이들은 젊은 도시계획가와 기자다. 10년 차 뉴요커인 최이규는 뉴욕건축가연맹 주최 공모전을 비롯해 유럽과 북미 설계 경기에서 몇 차례 우승한 ‘경관건축가’다. 음성원은 산림과학과 도시계획학을 공부한 현직 기자다. 지금은 서울시를 맡아 도시정책과 커뮤니티문제를 다루고 있다.

‘시티오브뉴욕’은 도시라는 주제로 전문가의 깊이와 기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결합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까지 알던 뉴욕이 더 새롭게 보일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책에 대해 “맨해튼이 갖고 있는 도시적 지혜와 경험을 흥미진진하게 풀어주고 있다”면서 “뉴욕을 사랑하는 모은 이와 더 좋은 도시를 꿈꾸는 분들에게 좋은 영감과 이야깃거리를 준다”고 말했다.

시티오브뉴욕, 펴낸곳 서해문집. 가격 1만8000원.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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