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럽 각국 충돌 공포로 몰아넣는 ‘무응답’ 러시아 군용기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러시아 공군의 투폴레프(Tu)-95 폭격기 2대가 아일랜드 해안 상공에 출현, 더블린 관제소가 즉각 비행기 이착륙을 중단시키고 다른 항공기의 항로변경을 지시했다. 러시아 폭격기는 송수신기(트랜스폰더)를 모두 꺼놓은채 해안에 근접해 당국을 긴장시켰다. 최근 아일랜드 정부가 밝힌 지난달 18일 상황이다.

러시아 항공기들이 유럽 상공을 위협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해만 100여차례가 넘는 영공 침입을 감행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들 러시아 폭격기들이 대부분 송수신기를 끈 채로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대서양에 나타난 Tu-95와 이를 요격하기 위해 출격한 영국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사진=위키피디아]

송수신기는 항공기들의 위치추적을 용이하게 만드는 전자장비로 이 장비를 켜놓지않고 비행하는 것을 ‘어둠속에서 비행하는 것’(flying dark)이라고 표현한다. 지난해 12월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이런 비행이 민간항공기들의 비행에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올해 초 러시아 항공기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막 이륙한 민항기와 근접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고 지난해 12월 스웨덴 남부에서도 러시아 정찰기가 여객기에 근접해 충돌사고가 일어날뻔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두 사건 모두를 부인했다.

유럽 각국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러시아 항공기의 침입이 빈번한 핀란드같은 경우엔 유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사건 조사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ICAO는 “군용기의 장비 운용까지는 다룰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론 러시아 군용기는 유럽연합(EU)의 규정을 따를 필요도 없다.

송수신기를 꺼놓았다고 해서 항공기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아일랜드에 출현한 러시아 폭격기들은 레이더에 명확히 잡혔다. 대형 폭격기인데다 프로펠러를 이용한 저속 항공기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나토 회원국이 아닌데다 공군전력을 보유하지도 않아 영국의 지원을 받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규모의 공군전력을 유지하는 것을 해결방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대응이 쉽지않은 것이 현실이다.

Tu-95 폭격기. [사진=위키피디아]

러시아는 유럽 상공에 군용기를 침투시키며 각국을 긴장케하고 있고,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전투기, 폭격기, 정찰기들의 출현으로 인해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비행 횟수도 전보다 더 증가했다.

특히 전략폭격기인 Tu-95의 순찰비행은 핵공격 우려도 낳고 있다. 전략폭격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함께 3대 전략핵무기로 꼽히며, 전투기보다 더 긴 항속거리를 이용해 핵무기를 투발할 수 있다. 순항미사일을 이용해 장거리 핵 공격도 가능해 주요 위협으로 여겨진다. Tu-95의 속도는 920㎞/h로 느리지만 항속거리가 1만5000㎞에 이르러 미국까지도 타격이 가능하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