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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넴초프 암살’ 용의자 관련 인사에 훈장…푸틴 배후 의혹 증폭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푸틴이 ‘넴초프 암살’ 용의자로 지목받고 있는 자우르 다다예프와 한 때 경찰 조직에서 인연을 맺고 그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람잔 카디로프 체첸자치공화국 대통령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면서 암살의 배후에 푸틴이 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카디로프 대통령에게 업무적 성과와 활발한 사회활동, 수년간 근면 성실하게 업무에 임해온 점 등을 이유로 들며 명예훈장을 수여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디로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를 암살한 용의자로 지목된 다다예프와의 관계와 그를 감싸는 말로 수차례 입방아에 오르내린 인물이다. 다다예프는 카디로프가 운영한 경찰 조직에서 부대대장으로 근무했고 수차례 훈장까지 받았다. 카디로프는 이 같은 다다예프의 공적을 치하하면서 “다다예프를 진정한 러시아의 애국자로 알고 있고, 그런 그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 헌신한 러시아에 반역행위를 했을리 없음을 거듭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디로프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다예프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으로 여타 무슬림과 같이 샤를리 에브도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넴초프의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옹호 발언이 다다예프의 범행 동기가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넴초프 암살 사건과 관련해 푸틴 옹호 세력이 주장하는 범행 이유와 맥을 같이 한다. 넴초프는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발생 이후 이 잡지가 실어온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수사당국은 이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넴초프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넴초프의 측근과 지지 세력은 이러한 주장이 살해 사건과 푸틴과의 연관성을 차단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반발했다.

평소 카디로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도 명예훈장이 수여됐다는 점에서 넴초프 암살과 푸틴과의 연관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한층 강해지고 있다. 카디로프는 2007년 러시아 연방 내 체첸공화국 수반에 오른 뒤 푸틴과 러시아에 충성하면서 반체제 인사를 납치하고 살해하는 등 인권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번 명예훈장 수여에서 ‘푸틴 자작극 폭로’의 주역 알렉산더 리트비넨코 전 러시아 정보요원 암살 용의자로 거론되고 있는 안드레이 루고보이 의원이 포함됐다는 사실도 푸틴에 대한 의혹을 한층 강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리트비넨코는 영국으로 망명해 푸틴 정권을 강하게 비판해오다 루고보이를 만나 차를 마시고 3주 뒤 쓰러져 숨졌다. 그는 임종 전 형사들에게 자신을 독살한 배후가 푸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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