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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지구 온난화와 비행기 이륙
[HOOC=이정아 기자] 지구 온난화와 비행기 이륙에 관한 두 가지의 연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선뜻 이 둘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면 힌트를 드립니다. 하나는 비행기의 ‘소음’에 대해서고 다른 하나는 비행기의 ‘비행’과 관련된 연구입니다.

▶“빙하 녹는 소리…비행기 이륙 수준”= 하늘로 치솟은 알래스카의 빙하. 고요하고 장엄합니다. 하지만 빙하의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180도 상황이 달라집니다. 공기가 압축된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 엄청난 소음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미국 알래스카대학교 에린 크리스틴 페팃 지질학과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빙하가 바다의 표면과 만나는 지점에 3개의 센서를 설치하고 소음을 측정한 결과, 빙하가 녹을 때 주파수 파동이 1~3킬로헤르츠(kHz)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파수 파동이 1초 한 번 물결치면 1000번에서 3000번 사이 왔다갔다 했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빙하가 녹으면 이 같은 파동으로 인해 6m의 파도가 넘실대고 폭우가 내릴 때 바닷 속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보다도 더 시끄러운 소음을 듣게 됩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발생하는 소음 120dB(데시벨) 수준의 엄청난 소음이죠. 연구 결과는 지구물리학 리서치 레터스(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이 같은 연구로 인해 알래스카 해안지대 빙하의 녹는 비율과 함께 점박이 바다표범의 개체 속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빙하가 녹는데 왜 바다표범의 개체수가 감소하냐고요?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 해안이 더 넓어지고 고래의 먹잇감으로 사냥되기에 더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날씨엔 이륙 어렵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공기 밀도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비행기 날개의 양력(물체를 밀어 올리는 힘)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당장 우리 눈에는 빙하가 녹는 보습을 보게 되지만 35여년 뒤에는 항공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비행기가 이륙하는데 필요한 속도를 내기 위해서 비행기의 무게가 줄거나 활주로가 더 길어져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도록 만듭니다.

사이언스지(Science)에 발표된 이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미국 4개의 주요 공항에서 2050~2070년까지 무게 제한에 걸리는 날이 50~20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보잉 737~800 기종의 경우, 머지않아 무게 제한 기준이 더 엄격해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최근 환경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개구리가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절기 ‘경칩’에 벌써 알을 낳고 올챙이까지 부화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일련의 연구 결과가 전하는 말이 무엇일까요. 지구가 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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