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관계자는 9일 “최근 삼성전자 등의 기본급 동결은 임금 동결과는 다르다”면서 “다른 기업들은 ‘임금’으로 우리는 ‘기본급’ 개념으로 다른 잣대를 적용하면 올바른 비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등은 일제히 노사협의를 통해 올기본임금 인상률을 동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성과급과 수당 등은 포함하지 않았고, 복지혜택도 오히려 더 늘렸다. 그런데 임금인상은 기본급 인상과 비연봉제 직원의 호봉승급분, 연봉제 직원의 성과인상률 등으로 구성된다. 기본급이 동결되더라도 임금은 오를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성과급 인상은 직원마다 다르고 호봉승급도 비연봉제에서는 당연하다고 보는게 일반적”이라며 “호봉승급과 성과인상분을 모두 포함하면 올 해 삼성전자 전 사원의 임금은 평균 2.3%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2014년의 잔업ㆍ특근수당 인상 효과가 평균 1.9% 수준이란 점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임금상승은 최소 4.2% 이상이라는 게 삼성 측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삼성전자만 해도 개인별 계약 연봉 대비 성과급 비중이 많은 경우 60%에 달할 정도로 성과급 비중이 높은 게 삼성 임금체계의 특징”이라고도 강조했다.
결국 삼성전자가 기본급을 동결한다고 해서, 직원들의 근로소득이 줄고 이 때문에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셈이다. 특히 최근 공개된 갤럭시S6가 잘 팔려서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좋아지면, 성과급이 크게 늘어 내수소비를 늘릴 여력이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삼성 계열사들의 임금 인상은 동결된 곳부터 3.5% 인상된 곳까지 다양하다. 또 여전히 상당수 계열사는 노사협의를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올해 임금을 평균 4% 인상하기로 했지만, 저유가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낸 정유업계는 일찌감치 임금을 동결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연말에 이미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고 S-오일 등도 뒤따랐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들은 대부분 임금 협상을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와 SK 등 다른 주요 그룹은 아직 임금ㆍ단체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는 기업들의 임금인상을 압박하면서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의 힘이 센 현대차 등은 임금 조정 폭을 놓고 노사 협의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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