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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쾌한 동심파괴 뮤지컬 ‘난쟁이들’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난쟁이들’은 동화 속 주인공들을 현실에 맞게 비튼 동심파괴 뮤지컬이다. 동화책 속 백설공주와 신데렐라 복장을 그대로 입은 배우들이 성(性)적이지만 재치있는 대사로 배를 잡고 웃게 만든다.

주인공인 난쟁이 찰리는 공주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 꿈이다. 그런 찰리에게 아버지는 “사랑에 목숨 거는 것은 있는 애들이나 하는 거야”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찰리는 공주를 만나기 위해 마녀를 찾아가 보석을 쥐어주고 9등신 미남으로 변신한다. 왕자가 아니라며 무도회장 입장을 막는 문지기에게도 뇌물을 쥐어준다.

[사진제공=랑]

돈 많은 왕자를 잡기 위해 무도회장에 온 신데렐라는 인어공주에게 “비린내가 난다”고 쏘아붙이는 까칠한 이혼녀다.

백설공주는 이웃나라 왕자 대신 밤에도 자신을 만족시켜줄 건강한 남자를 찾는다.

이때 이웃나라 왕자 세명이 나타나 능청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나”라는 노래를 부르며 욕망에 사로잡힌 주인공들을 조롱한다. ‘끼리끼리’라는 노래가 이어지는 내내 관객들은 자지러질 듯 웃음을 터트린다.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는 마녀의 말처럼 물질만능주의를 풍자하는가 싶더니 막바지에는 늙은 난쟁이 빅과 인어공주의 헌신적인 사랑이 심금을 울린다.


결국 동화처럼 주인공들은 각자의 짝을 만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지만 권선징악을 강요하진 않는다. 주인공들은 “현실에는 없는 엔딩”이라는 반전 가사를 남기고 유유히 사라진다.

도도한 표정으로 천연덕스럽게 신데렐라역과 백설공주역을 소화해내는 전역산과 최유하의 열연이 돋보인다. 오는 4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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