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뮤지컬의 줄거리와 삽입된 노래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배우나 의상, 배경 등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제니퍼 허드슨ㆍ비욘세 vs 박혜나ㆍ윤공주=‘드림걸즈’는 1960년대 흑인 여성 그룹 ‘다이애나 로스와 슈프림스’를 모티브로 삼았다.
1981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을 바탕으로 2006년 영화가 만들어졌다. 영화는 제작비 7000만달러(약 770억원)를 들여 전세계적으로 1억5000만달러(약 165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영화에서는 제니퍼 허드슨이 뚱뚱하지만 독보적인 가창력을 지닌 에피로 출연했다. 디나역의 비욘세는 빼어난 외모로 에피로부터 메인 보컬과 애인 커티스를 빼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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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 |
제니퍼 허드슨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2007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비욘세는 순진한 소녀에서 섹시한 디바로 변신하는 과정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뮤지컬에서는 ‘위키드’의 엘파마로 정상급에 오른 박혜나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윤공주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던 윤공주가 각각 에피와 디나를 맡았다.
제작사인 오디뮤지컬에 따르면 박혜나는 에피역을 소화하기 위해 몸무게를 10㎏ 가량 늘렸다. 그래도 영화 속 제니퍼 허드슨에 비하면 날씬하다. 박혜나는 뽀글파마에 시골장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할 촌스러운 옷을 입고 걸걸한 동작을 선보이며 캐릭터를 살린다.
윤공주는 머리카락을 한껏 부풀린 촌스러운 가발에도 바비인형같은 외모와 날씬한 몸매로 걸그룹 멤버 못지않은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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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 |
▶솔로 vs 듀엣 ‘리슨’=영화나 뮤지컬에서나 에피와 디나는 말다툼도 노래로 한다. 가창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배우들이 강렬한 감정을 실어 노래를 주고받을 때 그야말로 불꽃을 튀긴다.
막바지에 이르면 가창력을 뽐내려는 자들이 너도나도 부른다는 명곡 ‘리슨’이 등장한다.
영화에서는 매니저 커티스의 독재에 질린 비욘세가 “날 꼭두각시 취급하지 마(I‘m more than what, you made of me)”라고 절규하며 ‘리슨’을 부른다.
반면 뮤지컬에서는 에피와 디나가 화해하는 장면에서 듀엣으로 이 곡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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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 |
▶속도감 있는 전개 vs 친절한 설명=영화는 에피, 디나, 로렐이 오디션에서 낙방하고 유명 가수 지미의 코러스에서 3인조 그룹 ‘드림스’로 데뷔하는 과정을 뮤직비디오같은 편집으로 속도감 있게 전달한다.
반면 뮤지컬에서는 커티스가 지미의 매니저에게 드림스를 코러스로 뽑아달라고 설득하는 장면 등을 자세하게 풀었다.
영화에서는 히트곡을 백인 가수에게 뺏기고 억울해하는 흑인 지미, 백인들의 입맛에 맞는 디나를 메인으로 내세우는 커티스 등 1960년대 인종차별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반면 뮤지컬에서는 주인공들이 흑인이라는 언급조차 없어 지미의 히트곡을 다른 가수가 부르는 장면 등이 생뚱맞게 느껴진다. 에피도 변덕부리다 갑자기 개과천선하는 캐릭터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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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 |
영화의 러닝타임이 2시간 10분인데 비해 뮤지컬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2시간50분에 달한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뮤지컬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리슨’, ‘원 나잇 온리’ 등 명곡 퍼레이드와 의상 및 무대 배경의 잦은 전환, 지미역을 맡은 최민철의 코믹한 연기가 지루함을 덜어준다.
에피역에는 차지연ㆍ최현선, 디나역에는 박은미ㆍ유지가 트리플 캐스팅됐다. 지미역은 최민철과 박은석의 더블캐스팅이다. 오는 5월 25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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