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전직 한은총재들, “금리인하는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경제활성화를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생산, 소비, 투자, 수출 모두 감소세를 보이면서 또 다시 금리인하 압박이 거세다. 오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고된 가운데 금리인하에 부정적이었던 이주열 총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 전직 총재들은 현재의 한국 경제상황은 “금리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지금 한국은 과거와 같은 고성장, 인플레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금리인하란 통화정책만으론 경제활성화를 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가 순환되지 않으면서 소비가 죽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기업의) 투자와 수출을 늘리면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잘못된 정부의 상황인식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조순, “금리카드 먹힐 시기 아니다. 획기적인 발상 나와야”=조순 전 18대(1992.3.26~1993.3.14)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입을 뗐다. 이전과는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더 이상 고성장, 고 인플레 시대가 아니라 대책도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금리카드는 더 이상 지금 상황에선 효과가 없다”고 단언했다.

조 전 총재는 현재는 한국은행의 역할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단기처방으로 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비상사태”라면서 “금리카드 등 금융수단이 먹힐 타이밍이 아니다. 이전 시대와 다른 뭔가 획기적인 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책이나 내수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 등 보다 직접적으로 집중적인 대안을 마련해놔야 한다. ”고 조언했다.

▶박승, “단기 부양책으론 안돼, 분배가 문제”=22대(2002.4.1~2006.3.31) 한국은행 총재를 맡았던 박승 전 총재 역시 금리인하 등 단기 부양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근본적인 문제는 분배 문제에 따른 소비위축인데 정부가 (기업)투자와 수출을 늘려서 경제를 활성화 시키려고 한다”며 정부의 상황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총재는 현재 가계의 상황을 극심한 ‘가계빈곤’, ‘가계빈혈’ 상태로 정의하며 기업의 성장과실이 가계로 전이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가계가 소득감소, 막대한 부채, 높은 주거비와 교육비에 허덕이게 됐고 구매력이 급감해 소비위축이 한국경제 전반을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계구매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가계소득증대▷가계부채 경감▷주거비ㆍ교육비 보조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책을 제시했다. 저물가과 관련해서는 “유가로 인한 일시적인 영향일 뿐 현재 물가는 근원물가가 2%대인만큼 정상수준으로 볼수 있다”며 “유가하락과 저물가는 구매력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반가운 일이다. 걱정할일이 아니다”이라고 평가했다.

▶이성태, “ ‘쓰고 싶어도’ 쓸 돈 없는 중산층 소비여력 늘려줘야”=이성태 23대(2006.4.1~2010.3.31)한국은행 총재도 소비급감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현재 한국은 금리가 높고 낮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소비가 가장 큰 문제다. 과거엔 소비는 당연히 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지금은 소비가 안되고 있다”며 소비 증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생산→분배(소득)→지출(소비ㆍ투자)으로 선순환돼야 하는데 분배 단계가 고장이 나면서 소비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상류층은 이미 하고 싶은 소비를 다하고 더 이상 소비할 곳이 없는 상태고 저소득층은 버는 게 적어 버는 족족 소비할 수 밖에 없는 상태지만 중산층은 ‘쓰고 싶은데’ 쓸 게 없는 상태”라고 비유했다. 그는 계층별 소비여력을 고려한 정책마련과 분배 구조의 개편을 촉구했다.

hhj6386@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