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난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로 일본의 2.7%보다 1.4%포인트 낮았다.

이는 오일쇼크가 불어닥쳤던 1973년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당시 한국의 물가는 3.2%, 일본은 11.6%였다.

이후 지난 2013년까지 한국의 물가는 항상 일본을 웃돌았다.

한국의 물가는 1974년 일본보다 1.1%포인트 높았던 것을 시작으로 1980년에는 격차가 20.9%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특히 일본의 거품경제가 꺼지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부터 2013년까지 22년간 일본은 마이너스 또는 0∼1%대의 낮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한국의 물가는 최고 7.5%(1998년)까지 올랐다.

지난해 일본은 소비세 인상과 엔화약세(엔저)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상승률이 1991년(3.3%) 이래 최고인 2.7%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농축수산물, 석유류 제품 가격 하락으로 1.3%에 그쳤다.

동시에 가계 소비와 기업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저성장-저물가 구조가 심화돼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졌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일본보다도 낮다는 것은 그만큼 최근 한국의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최근 한국의 물가상승률 감소 속도가 거품경제가 가라앉던 1990년대 일본보다 빠른 상태여서 더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주요 7개국(G7) 평균치에도 못 미쳤다.

G7의 지난해 평균 물가상승률은 1.6%로 한국보다 0.3%포인트 높다. 한국의 물가가 G7 평균을 밑돈 것은 8년만에 처음이다.

OECD 34개국 평균도 1.7%로 한국보다 높았다.

국가별로는 지난해 일본(2.7%), 캐나다(1.9%), 미국(1.6%), 영국(1.5%) 등 4개국은 한국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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