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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비<네타냐후 총리 애칭>’ 한마디에…美의회 분열
美-이란 핵협상 관련 “아주 나쁜 협상”
네타냐후 “오바마 막아달라”美연설 파문
오바마 “그는 이란과 대화 원치 않는다”
민주당 의원들도 “미국 모욕”거센 비난
이스라엘 내부서도 ‘득보다 실’우려


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이스라엘 총리가 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한 상ㆍ하원 합동 연설의 후폭풍이 거세다.

백악관과 여당인 민주당과 상의 없이 야당인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초청 형식으로 성사된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은 예상대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존 바이든 부통령과 민주당 의원 50여명이 연설장에 불참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새로울 게 없다” “실행 가능한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날 동맹국의 안방에서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아주 나쁜 협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협상은 나쁜 협상이다. 아주 나쁜 협상이다. 나쁜 협상을 하느니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며 “핵 협상이 타결된 이후에도 이란의 급진정권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핵무기 경쟁만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핵 협상에서 서방의 가장 큰 양보는 이란의 다양한 핵 시설을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는 두 번째 양보는 10년 후 모든 제재를 자동으로 해제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핵협상으로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과거 북한이 핵무기 개발하는 것을 알았을 때 이를 멈추지 못했다”면서 “북한은 그로부터 수년 안에 핵무기를 개발했다. 북한이 앞으로 5년 안에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며 이란이 북한처럼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주도 서방은 이란 핵 능력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핵의 완전 제거와 비무장을 강력히 요구하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3일 보도에서 “이제 네타냐후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 간의 틈이 더 벌어졌다. 앞으로의 이스라엘과 미국 간 관계를 위태롭게 한다”며 한동안 양국관계의 경색을 우려했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 연설 이후 “그는 아예 이란과의 대화를 원치않는다”고 일갈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굳건한 연대는 양국의 공통된 가치와 이상, 상호 이익에 기반을 두고 있고, 우리가 양국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고 이스라엘을 사랑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란 핵 협상국의 하나인 미국을 모욕하는 이번 연설을 듣고 슬펐다. 연설 내내 거의 눈물이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네타냐후 총리 연설을 두고 ‘득’보다 ‘실’을 우려하는 시각이 나온다. 상당수 많은 이슬라엘 국민은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이 당연하다고 보지만 일각에선 미국과의 긴장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우려한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카페에서 총리 연설을 시청했다는 한 시민은 AFP에 “미국 정치에 이런 식으로 개입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오만한 것이다. 우리는 댓가를 치를 것이다”고 평했다. 또 다른 시민은 “분명 연설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선거철이 다가오기 때문이다”며, 총리 연설을 오는 17일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을 의식한 ‘정치 쇼’로 치부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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