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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am of Rivals] ① 하나투어 vs. 모두투어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1971년 뉴욕 메디슨스퀘어 가든. 세기의 복싱 대결이 열렸다. 무하마드 알리 대(對) 조 프레이저. 마지막 15라운드까지 가는 혈전 끝에 프레이저가 판정승했다. 이후 둘은 두 차례 더 경기했는데 알리가 모두 이겼다. 둘의 사이는 계속 좋지 않았다. 첫 대결 이후 30년이 지난 2001년에야 화해했다. 2011년 11월 프레이저가 사망하자 알리는 “세상은 위대한 챔피언을 잃었다. 나는 항상 그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스포츠에는 아름다운 라이벌이 많다. 기업에도 있다. 라이벌이지만 선의의 경쟁을 벌일 때 가능하다. 이래야 시장도 함께 키울 수 있다. 크게 보면 한 팀이 돼야 한다. ‘경쟁과 공존’을 화두로 문화/패션/레저 쪽 라이벌 기업들을 조명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함께 시장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제목은 ‘Team of Rivals’로 정했다./편집자주



대부분 하나투어, 모두투어라는 회사를 안다. 여행 준비할 때 누구나 한번쯤 찾는 대표적 B2C기업이기 때문이다.

두 기업은 각각 시장점유율 21%, 11%(2014년말)로 업계 1, 2위다.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행객을 모집한 기준(아웃바운드)이다. 둘 다 상장기업으로, 주가(2일 종가)는 하나투어가 9만6100원, 모두투어가 3만원이다. 덩치나 주가나 차이가 난다. 그래도 소비자들은 엇비슷할 거로 생각하는 라이벌 기업이다. 조금 들여다 보면 애증이 얽힌 관계다.

▶우종웅 vs. 박상환(출발)=우종웅(68) 모두투어 회장과 박상환(58) 하나투어 회장은 인연이 깊다. 고려여행사에서 같이 출발했고, 1989년 국일여행사를 같이 세웠다. 상장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박 회장은 독립해 1993년 국진여행사를 차렸다. 이후 국일은 모두투어로, 국진은 하나투어로 옷을 갈아입었다. 우 회장과 박 회장은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각각 2001년, 2008년부터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두 회사 다 회장과 근속기간이 엇비슷한 창업멤버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점도 닮았다. 모두투어 주식분포는 우 회장(134만2776주), 홍기정 부회장(49만219주), 한옥민 사장(25만7843주), 손호권 전무(20만2055주), 양병선 전무(10만4742주) 순이다. 하나투어는 박 회장(96만20주), 권희석 부회장(72만4020주), 최현석 사장(46만8020주) 순이다. 하나투어 쪽이 좀더 촘촘하다.


▶하나투어 vs. 모두투어(현재)=두 회사 모두 주력은 ‘아웃바운드’-‘패키지’(국내인들의 해외단체여행) 여행이다. 매출의 90% 이상이 여기에서 나온다. 이 전쟁터에서 후발주자인 하나투어가 앞섰다. 그 결과가 현재의 시장점유율과 주가다. 덩치도 하나투어가 배 이상 크다. 지난해 매출은 하나투어가 3858억원(전년대비 +9.4%), 모두투어가 1646억원(+12.1%)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각각 403억원(-0.1%), 166억원(+5.2%)이었다. 직원수도 하나투어가 2160명, 모두투어가 1034명이다. 우 회장은 두 회사의 관계를 “동료이자 라이벌로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관계”라며 긍정적으로 본다. 박 회장도 창립멤버로서 지난해 모두투어 25주년 행사에 모습을 보였다.

▶토탈투어(지향점)=해외여행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특히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시장(인바운드)과 함께 패키지여행 대신 개별자유여행이 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호텔과 면세점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건 인바운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외국인관광객을 불러다 재우고, 물건 파는 것까지 수직 일관화하겠다는 것이다.

하나투어는 서울에 센터마크(250실), 티마크(288실) 등 2개 호텔을 운영중이다. 내년 4월 남대문에 560실 규모의 3호점을 연다. 모두투어는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스타즈(STAZ)’ 브랜드로 명동에 2개(150실, 174실)를 오픈했다. 하나투어가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라면, 모두투어는 리츠를 만들어 돈을 모아 투자하는 방식이라는 차이가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최근 사업자가 결정됐다. 두 회사가 관심을 가진 중견중소기업권역은 4개중 3개가 유찰됐고, 나머지 1개도 낙찰 받은 참존이 보증금 미납입으로 최종취소돼 전체적으로 재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더 관심을 끄는 곳은 시내 면세점이다. 두 회사 모두 컨소시엄 형태로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투어는 손잡을 기업으로 현대백화점이 거론된다.

개별자유여행의 경우 하나투어는 지난해 자체 브랜드(‘하나프리’)를 론칭해 대응중이다. 모두투어는 더 적극적이어서 지난해 자유투어를 인수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또다른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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