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여성포함 4인1조로…처음엔 주차장등 동선파악
대상차량과 같은 동일차종 활용…모텔에 들어간후 30분후가 적당


“역시 제비는 제비더라고요. 경찰이 와서 수갑을 딱 채우는데 ‘누님은 말고 저만 채워주세요’라고 하더라고요. 이제 이런 장면을 못 보게 됐네요.”

의뢰를 받아 배우자의 불륜 등을 비밀 조사해주는 흥신소(興信所)가 ‘간통죄 위헌’ 결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군 전역하자마자 사설조사 업계에 뛰어들어 경력 14년차가 됐다는 장모(35) 씨. 흥신소인 ‘OO기획’에서 장 실장으로 불린다.

장 실장을 만나기 전엔 우락부락한 체구에 험한 얼굴 인상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보통 키에 니트를 입고 안경을 쓴 평범한 회사원 차림이었다.

장 실장에 따르면 간통 사건의 경우 보통 ‘4인 1조’로 움직인다고 한다.

타깃(의뢰대상)이 차량이 있을 경우엔 차량 2대, 오토바이 1대, 도보 1명이 기준이고 차량이 없을 시엔 차량 한 대를 빼고 도보를 2명으로 늘린다고 한다.

장 실장은 “타깃이 다니는 회사, 집, 사진 등 기본 정보를 의뢰인한테 받으면 처음엔 대상이 움직이는 동선 파악에 주력한다”며 “회사 정문, 후문은 물론 불륜 상대의 차를 얻어탈 수 있어 지하 주차장까지 직원들을 배치한다”고 말했다.

타깃의 차량과 미행 차량의 급을 맞추는 것도 원칙이라고 했다. 그래야 최대한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장 실장은 “상대가 용달을 타면 우리도 용달로 이동하고, 상대가 외제차를 타면 우리도 거기에 맞춘다”며 “최대한 차량의 색상도 같이 맞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어려운 타깃은 차량이 없으면서 직장도 없는 대상이라고 말했다. 동선 파악과 잠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장 실장은 다른 업체들이 흔히 쓰는 ‘소렘(차량위치추적기)’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타깃 차량에 담뱃갑 만한 소렘 하나 붙여놓고 그거 보고 있다가 모텔 들어가면 의뢰인 불러버리거나 모텔에서 나올 때 사진 찍으면 손쉽지만 그건 엄연한 불법”이라며 “그런 식으로 하면 이 바닥에서 장사 오래 못한다”고 귀띔했다.

가장 중요한 간통 현장 급습에 있어선 ‘타이밍의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밥만 먹고 모텔에 들어간 경우엔 1시간, 술을 먹고 모텔에 들어갔을 땐 30분 후면 영락없이 교합이 시작된다”며 “간통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교합이 이뤄진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야 하는 건데, 그래야 판사가 인정해준다”고 밝혔다.

미행 과정에서도 사진 확보가 필수다. 이를 위해 망원 카메라와 단추 정도 크기의 초소형 몰래 카메라 2대가 동원된다. 의뢰 대상이 들어간 모텔의 호실 번호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의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기도 불사한다.

장 실장은 “보통 한 팀에 여자 직원이 꼭 한명씩 있는데 비상시 연인 연기를 하기 위해서다”라며 “타깃을 따라 들어가 술 취한 척하며 뽀뽀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간통 조사의 경우 흥신업계 평균 의뢰비용은 한 주에 300만원 정도라고 한다. 기업 비리 조사는 이보다 적게는 10배, 많게는 100배까지 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