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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난 여파…“난 경기도에 경매로 집 산다”
-2월 경기 아파트ㆍ오피스텔 경매 인기 ‘쑥’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서울 강서구 2억원대 후반 전세 아파트에 사는 A 씨는 전셋값이 계속 오를 거란 걱정에 미뤄왔던 내집마련에 나서려고 최근 인근 경기 고양시 일산이나 행신동 일대 경매 아파트를 기웃거리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이들이 일부 집을 사기 시작하면서 매매시장에서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자 시세보다 20% 정도 저렴하다는 경매 물건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서울발(發) 전세난 여파로 경기지역에 경매로 집을 사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3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지역 아파트는 총 657건 경매가 이뤄진 가운데 342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이 52.0%로, 두 건 중 한 건 꼴로 새 주인을 찾은 셈이다. 경매 열기를 보여주는 평균 응찰자 수는 9.97명으로, 지난 2001년 1월 조사 시작 이후 신기록을 썼다. 또다른 주요 지표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90.6%로, 90%를 넘은 것은 2008년 4월(91.2%) 이후 약 6년10개월만에 처음이다.

경기 지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및 응찰자 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째 동반 상승, 모두 서울 지역 평균치를 앞질렀다. 지난달 서울 지역 평균 응찰자 수는 8.42명, 낙찰가율은 87.8%였다.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연초부터 경기 지역 아파트ㆍ오피스텔에 대한 경매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인천 지역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도 11.8명으로, 2009년 2월(12.65명) 이후 가장 많았다. 평균 낙찰가율은 85.7%로 경기 및 서울 지역 평균에 다소 못미쳤다.

경기 지역 아파트 뿐 아니라 오피스텔의 경매 열기도 뜨겁다.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는 6.9명으로 1년반만에 최고치였고, 서울(4.2명)보다 많았다. 낙찰가율도 79.8%로 서울(77.3%)을 웃돌았다.

서울발 전세난이 인천ㆍ경기권으로 옮겨붙으면서 덩달아 경매시장에서도 이들 지역 아파트ㆍ오피스텔의 몸값이 뛰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평균 66.8%로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 주변으로 밀려나면서 경기 지역 평균 전세가율도 지난 1월 69.5%에서 지난달 70.1%로 상승, 2003년 7월 조사 이후 처음으로 70%를 돌파했다. 인천은 67.2%로 2012년 9월(67.5%) 이후 최고치였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2631만원으로, 서울 전셋값이면 경기 지역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사고도 남는다. 경기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7906만원,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1억6791만원으로 집계됐다. 더구나 경매 물건은 보통 4∼6개월 전에 감정가가 책정되는데, 최초 감정가는 해당 시점의 80% 수준으로 싼 편이다.

특히 소형 아파트는 수십여명이 몰릴 만큼 ‘귀하신 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11일 고양지방법원 경매2계에서 고양 덕양구 행신동 791 소만마을 전용 59.4㎡ 아파트는 45명이 응찰, 감정가(1억9000만원)를 웃도는 1억9532만원에 팔렸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전세난으로 저가 주택에 ‘내집 마련’ 실수요는 물론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당분간 수도권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경매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지난해 9ㆍ1 부동산 대책과 부동산3법 통과 등에 따른 매매가 상승세가 감정가에 반영되는 올 하반기 이후에는 경매시장의 가격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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