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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차 大戰]완성차 업계 “주행기쁨 우선, 구글과 철학 달라”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구글의 자율주행차량은 기존 자동차 산업을 전복시키는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구글차는 그동안 완성차업체들이 ‘달리는 기쁨’을 실현하기 위해 차량 개발에 주력해온 오랜 전통과 역사는 물론, 이같은 전제 아래 비싼 돈을 지불해 차량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존재한다는 통념 자체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자동차 산업 피라미드 정점을 지키기 위해 구글차 ‘대항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선두가 독일과 일본차다.

이들 업체는 “달리는 즐거움은 양보할 수 없다”는 철학을 고수하면서 ‘완전이 아닌 절반’의 자율주행차량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구글의 의도가 차 안에서 운전 대신 IT서비스를 사용하게 하려는 것인 반면, 완성차 업계는 ‘드라이빙(주행)’ 자체가 목적이라는 의도가 담겨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1월 CES에서 선보인 자율주행차량 컨셉트카

▶벤츠 무인차 좌석이 회전식인 진짜 이유?=완성차 업체 가운데 구글차를 능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속한 독일의 다임러다. 이 회사는 2013년 개발 중인 자율운전차량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로 도시를 포함해 약 100km 도로주행에 성공했다.

특징은 구글차와 달리 자율주행차량 위치 추적에 적외선 레이저 스캐너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단안 카메라와 고정밀지도 데이터를 조합해 현재 위치를 추정한다. 업계는 다임러의 기술을 통해 이미 대중화된 저렴한 카메라로 자율주행차량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1월 북미가전전시회(CES)에서 자율주행차량 컨셉트카를 선보이기도 했다. 디터 제체 회장은 럭셔리 자율주행 컨셉트카 ‘F015’을 소개하면서 “이것이 자율주행차량의 최종 형태”라며 “움직이는 거주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벤츠의 자율주행차량에는 운전대와 가속, 브레이크 페달이 고스란히 탑재돼 있다. 운전기능을 완전히 없앤 구글 자율주행차량과는 대조적이다. 앞좌석이 회전해 뒷좌석과 마주볼 수 있게 한 시도는 CES의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여기에도 벤츠의 ‘드라이빙’ 본능이 숨어있다. 운전자 스스로 운전하고 싶을 때 앞좌석을 전면을 향해 운전대를 조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제체 회장은 “달리는 기쁨을 ‘쥐고’ 있는 스티어링휠(운전대)을 없앨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1월 CES에서 선보인 자율주행차량 컨셉트카

▶BMW “자율주행은 운전기쁨의 수단”=또 다른 독일 고급차 BMW도 “차의 주인공은 운전자이고, 자율주행기술은 조력자”라는 인식이 뿌리깊다.

BMW의 자율운전 프로젝트 담당자 베르너 후버는 “자율주행차량 역시 ‘앞질러가는 기쁨’을 제공한다”며 “구글차가 흥미롭긴 하지만 우리와는 다른 철학을 가졌다”고 선을 그었다. 일례로 “구글차는 최고 시속이 40km이지만, BMW는 시속 250km로 앞질러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버는 자율주행차량에 대해 “도로가 정체를 빚을 때 운전은 지루하지만 자율주행차량은 이같은 지루함을 해소해 운전의 즐거움으로 연결된다”며 어시스턴트(조력자)역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구글차처럼 운전자가 사고의 책임을 지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차량은 현행법에서는 판매할 수 없다”며 “2020~2022년께 완전 자율주행차량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BMW는 2015년 1월 발표한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차량에 레이저 스캐너를 탑재했다. 이 스캐너는 고가이지만 현재 가장 정확하게 장애물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정부 공조 구글차 대항=일본은 정부가 나서서 구글차에 대항하는 유일한 국가다. 국가 프로젝트 ‘전략적 혁신 창조 프로그램(SIP)’을 출범시켜 ‘자율주행 시스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주축이고 실무 책임자는 도요타자동차의 고문인 와타나베 히로유키가 맡고 있다.

SIP의 자율주행차 개발 로드맵에는 법률 개정 검토도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완전 자율운전차량 실현은 “2020년 후반”으로 구글이 목표로 하는 2017년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뒤집어 말하면 “구글차는 2020년까지 일본에서 달릴 수 없다”는 의미라고 일본 현지언론은 전했다.

도요타자동차 자체적인 자율주행차량 개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이미 도쿄 내에서 완전 자율운전차량을 상정한 시험주행에 들어갔다. 또 도요타중앙연구소와 함께 적외선 레이저 스캐너 개발에 직접 나섰다. 지난해 9월에는 기존 제품에 비해 비용을 대폭 절감한 시제품을 내놨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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