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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남주 기자의 유통이야기]가격인상 꼼수 이젠 그만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연초부터 담배를 시작으로 햄버거와 음료수 값이 줄줄이 올랐죠. 이들 모두는 소비자들이 즐기는 상품인 탓에 가계부담이 적지 않을 듯합니다. 특히 흡연자의 경우엔 담뱃값만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진다는 말이 나올 법합니다. 이런 마당에 맥주 값이 오른다는 ‘~카더라’ 방송까지 나오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수입산 맥주보리와 맥아에 적용되던 할당관세가 폐지되고, 30%의 기본관세율이 매겨지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맥주 값을 올려야한다는 게 가격인상설의 요지입니다. 심지어 맥주업계 임원들이 정부측 인사를 만나 가격인상을 조율하고 있다는 믿기 어려운 루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맥주업계는 근거없는 낭설이라며 손사래를 칩니다. 요즘 담뱃값 때문에 온통 난리인데, 맥주 값까지 올릴 경우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맥주업체 임원은 가격인상 요인은 있지만 당분간 맥주값 인상은 없다고 했습니다.

가격인상설을 부인한 뒤 뒤집힌 사례가 있었던 만큼 100% 신뢰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믿고 싶습니다. 그럼 다른 식음료는 어떨까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가격 인상설이 불거지는 식음료는 없습니다. 문제는 편법으로 가격을 올리는 꼼수는 있습니다.

‘메치니코프’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기능성 발효유 ‘메치니코프’를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은 개당 1200원입니다. 사실 메치니코프는 2009년까지 900원에 판매하다 2011년 3월 생산을 중단했던 제품입니다. 그런데 4년만에 리뉴얼 출시하면서 가격이 33%가량 오른 셈입니다. 물론 메치니코프는 내용물이 옛 제품과 많이 다른 완전한 신제품입니다.

그래도 소비자의 눈높이에선 편법적으로 가격인상을 노린 꼼수라는 비난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럼 이같은 꼼수가 메치니코프 뿐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이같은 경우는 식음료 업체들이 즐겨쓰는 고전적인 방법입니다. 과자, 스낵, 빙과, 빵, 음료 등 거의 대다수 식음료는 가격표는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이거나 첨가물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가격인상 정보를 알리지 않고 인상된 가격을 받는 깜깜이 꼼수도 인기입니다. 최근 커피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상당수 커피전문점들이 올들어 커피 값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같은 가격인상 사실을 알고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들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이뿐 아니라, 고객에게 공짜로 제공하던 리필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값비싼 대형 제품을 팔기 위해 미니 사이즈를 없애는 기법도 등장했습니다. 어떤 커피전문점은 소용량 커피 음료를 메뉴판에서 빼거나 아예 팔지 않다가 소비자단체로 부터 고발당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식음료 업체들은 해마다 연초 때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습니다. 게중엔 제품의 내용물을 줄이거나 내용물을 바꾸거나 용기 디자인을 바꾼 뒤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요. 단종된 제품을 다시 생산하면서 가격표를 올리는 사례도 즐겨 쓴 방법입니다.

모두가 가격인상을 노린 꼼수들입니다. 이처럼 가격인상을 밥먹듯 해온 식음료업체들이 올핸 가격인상을 위해 어떤 수를 내놓을지 걱정입니다. 식음료 시장에서 가격인상을 노린 꼼수는 이제 사라졌으면 합니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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