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필수 기자]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 비석으로 추정되는 포항 중성리 신라비가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한다. 또 황룡사 구층목탑을 신라 때 대대적으로 수리하면서 그 내력을 적은 찰주본기(刹柱本記)도 발견 반세기 만에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2009년 5월, 공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중성리 신라비는 1면 12행에 걸쳐 모두 203자를 새긴 것으로, 신라 관등제의 성립 과정, 신라 6부의 내부 구조와 지방 통치, 분쟁 해결 절차, 궁(宮)의 의미, 사건 판결 후 재발방지 조치 등 신라의 정치·경제·문화상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아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이 비석은 2012년 보물 1758호로 지정된데 이어 이번에 국보 지정이 예고됐다.
중성리비는 판독과 해석에 논란이 있어 정확한 제작 건립 시점을 둘러싸고 논란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미 국보로 지정된 지증왕 4년(503) 작성 포항 냉수리 신라비, 법흥왕 11년(524) 작성 울진 봉평리 신라비보다 앞선 지증왕 2년(501)에 세운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에 의한다면 중성리비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비가 된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황룡사 구층목탑 찰주본기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靑磁象嵌雲鶴文梅甁), 최근 이천 영원사에서 우연히 재발견된 경주 남산 창림사 삼층석탑 조성 내력기인 금동국왕경응조무구정탑원기(金銅國王慶膺造無垢淨塔願記) 등 1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 중 황룡사 구층목탑 금동 찰주본기는 경문왕 11년(872) 구층목탑을 중수하면서 이 탑의 건립 과정과 중수 과정을 적은 국보급 유물로 평가되지만, 이제야 보물 지정이 예고됐다.
이 찰주본기는 국가에 의한 황룡사지 주변 정비와 발굴조사가 시작되기 전인 1966년, 황룡사 목탑 심초석 아래서 도굴됐다가 기적적으로 회수된 것으로, 황룡사 구층목탑 창건 및 수리와 관련한 신라 당대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을 인정받는다.
아울러 국립춘천박물관 소장품들인 금동염거화상탑지(金銅廉巨和尙塔誌)와 회양 장연리에서 나왔다고 전하는 금동관음보살좌상, 원주 학성동 철조약사여래좌상,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순천 매곡동 석탑 청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정선 필 풍악도첩(鄭敾筆楓嶽圖帖)과 봉화 태자사 낭공대사탑비, 국립전주박물관 소장 완산부지도(完山府地圖), 울산 양덕사 소장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과 진실주집(眞實珠集), 울산박물관 소장 자치통감 권 226~229도 각각 보물 지정을 앞두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