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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난에 대학 졸업앨범 사라진다…졸업사진 대신 취업사진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 서울소재 유명 사립대를 졸업하는 A(25ㆍ여) 씨. 졸업식 날 A 씨의 손에 졸업앨범은 없었다. 휴학을 하거나 졸업을 미룬 동기들이 많아 잘 모르는 학과 사람들과 굳이 졸업앨범 사진을 찍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A 씨도 한편으로는 졸업앨범을 소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10만원에 육박하는 앨범 가격도 부담스럽고 메이크업이나 의류 구매 등으로 들어갈 비용도 아깝게 느껴졌다.

대신 A 씨는 졸업앨범에 들어갈 돈을 절약해 취업용 증명사진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취업 전문사진관으로 입소문이 난 곳을 찾은 A 씨는 정장 대여와 메이크업을 포함한 패키지 촬영 가격이 졸업앨범만큼이나 비싸다는 걸 알았지만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사진사는 그녀가 지원하는 직종과 회사 등을 묻고 그에 맞는 표정을 코치하며 무려 20여분간 사진을 촬영했다. 이어 포토샵을 이용한 맞춤형 사진 보정을 통해 A 씨는 만족스런 취업 사진을 얻었다.

졸업앨범 사진을 찍는 대학생들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고가의 취업용 증명사진을 찍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균관대 총졸업준비학생회 회장 손형린(26) 씨는 “올해 졸업생 3명 중 1명은 졸업앨범 환불을 받겠다고 했다”면서 “최근 들어 졸업앨범을 구매하는 학생들이 확실히 줄어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건국대 졸업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홍모(24) 씨는 “이번 동계 졸업식 기준 2600명에 달하는 졸업생 가운데 졸업앨범 사진을 촬영한 학생들은 1000명도 되지 않았다”면서 “졸업앨범을 안 사는 추세라 계약 업체에서는 촬영한 사진을 액자에 끼워주는 졸업 액자를 학생들에게 추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소위 ‘취업전문 사진관’을 찾아 고가의 사진을 찍는 학생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학가에서 인기 있는 사진관들은 예약자가 많아서 취업 시즌이 되면 한 달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사진을 찍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프로사진협회 관계자는 “사실 취업전문사진이라고 부르는 것과 일반 증명사진의 사진 기술적 차이는 없다. 다만 스타일과 사진 보정 등에 신경을 더 써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마케팅에 유리하기 때문에 취업 전문 사진관이라고 홍보하는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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