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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사망율 40% ‘야생진드기 바이러스‘…사람 간 2차감염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지난해 여름 이른바 ‘살인진드기’로 불리며 사망율 40%를 불러와 공포감을 유발했던 ‘중증열혈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의 사람 간 2차감염이 확인됐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돌보던 대학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이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것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2차 감염 사고가 난 사실을 파악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아 감추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지난해 9월 서울의 S종합병원 응급실에서 SFTS로 숨진 여성(당시 68세)을 치료한 의사 2명과 간호사 2명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국내에서 사람 간 SFTS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FTS은 국내 전역에 서식하는 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기생하는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법정전염병(4군)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잠복기 1~2주를 거쳐 열과 근육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병원 치료를 통해 나아질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설사를 하거나 근육통이 심해지고 의식이 떨어지는 뇌 증상을 보이다가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SFTS 최다 발생국인 중국에선 치사율 6%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한해 동안 SFTS 확진을 받은 36명 가운데 17명(47.2%)이 숨졌으며, 지난해에는 8월 말까지 SFTS 확진 환자 24명 중 10명(41.7%)이 숨졌다

그동안 이 바이러스는 진드기에 물려야만 감염되는 것으로 인식돼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야생진드기 바이러스가 유행할 당시에도 보건당국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을 뿐이며, 감염 환자와의 접촉에 의한 2차 감염에는 주의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서 알 수 있듯, 이 바이러스는 사람 간에도 전파되는 것으로 드러나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울산의대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는 “SFTS는 에볼라보다 국내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더 큰 감염병”이라며 “특히 SFTS 바이러스는 혈액이나 호흡기 분비물로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야생진드기 의심환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만약 발열, 혈소판 감소, 출혈 등의 증상을 동반하면서 SFTS로 추정될 때는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가운이나 마스크, 장갑, 안면 보호장구 등을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제주의대 미생물학교실 이근화 교수는 “중국과 한국사례를 볼 때 SFTS는 환자를 돌보는 가족, 주변인은 물론이고 의료인에게도 퍼질 우려가 있다”며 “중증열성혈소판 감염 의심환자 발생 때를 대비한 환자치료 표준지침서(SOP)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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