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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에서 훈련중인 김 군, 어디로 배치되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지난달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18) 군이 시리아ㆍ이라크 수니파 이슬람 무장세력인 ‘IS’(Islamic Stateㆍ이슬람국가)에서 군사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김 군의 IS 내 역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군이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공략하는 선전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국가정보원 “김 군, IS에서 훈련 중인 것으로 추정”=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은 25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김 군이 IS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군의 구체적인 소재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외신 등에 따르면 통상 외국인 IS 가담자의 경우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의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는 만큼, 터키 남부 접경지역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리아 북부 훈련소에 입소하면 우선 IS 자원 동기 및 이슬람에 대한 이해 정도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 이후 군사, 정치, 종교 등 세 가지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게 되며, 이 중 종교에 대한 비중이 가장 크다. 군사 훈련 단계에서는 각종 무기를 다루는 법 등을 가르친다. 또 인질과 포로를 참수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잔혹함을 길러준다. 교육이 끝난 뒤에는 훈련생이 직접 포로 등에 대한 처형을 집행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김 군이 이미 전선에 배치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훈련 기간이 짧게는 2주, 길게는 1년인 만큼, 1월 초순께 실종된 김 군이 단기 훈련 과정을 마치고 투입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IS 선전도구 전락 우려= 교육을 마치면 훈련생들은 전투병이나 자살폭탄테러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전병 등으로 나뉘어 배치 받는다. 전문가들은 김 군의 경우 대한민국 소외계층이나 10대 미성년자들을 지하디스트로 끌어들이기 위한 선전병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장병옥 한국외대 이란어과 교수는 IS가 김군을 출연시켜 “한국에서는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통스러웠는데 여기 오니 속된 말로 시리아의 예쁜 IS 조직원과 결혼도 할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다더라”는 등의 선전 동영상을 제작해 우리사회의 소외계층을 공략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교수는 김 군의 IS 가입으로 우리나라가 IS의 테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김 군을 통한 선전효과가 기대 이상이고 김 군도 그곳에서 제대로 정착한다면 IS가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인들을 포섭하려할 수도 있다”면서 “상징적인 의미로 국내에서 테러를 저지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만일 김 군이 훈련에 낙오할 시, 김 군이 세계 각지의 IS 포로와 교환을 하는 데 인질로 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 군 母 “마음이 찢어져”= 아들의 소식을 간절히 기다렸던 김 군의 부모는 김 군이 훈련소에 있을 것이라는 이 국정원장의 발언에 “마음이 찢어진다”고 통탄을 금치 못했다. 김 군의 어머니는 문자를 통해 “늘 숨도 못 쉴 정도로 답답하고 힘들게 지내다보니 위통으로 몸도 안 좋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언론에 “견딜 때까지 견디며 기다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김 군 어머니는 “아이가 몸도 마음도 건강히 안전하게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란다”며, 김 군이 집으로 돌아오리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국인 IS 가담 첫 사례= 김 군이 IS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한국인 최초로 이슬람 무장세력과 동조하는 첫 공식 사례가 된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우리 국민과 이슬람 무장세력이 얽힌 전례는 대부분은 피랍 및 테러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이었다.

지난 2003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 종전 선언 이후 중동지역 내 반미 감정이 한국으로 불똥이 튀며 테러와 납치가 시작됐다.

실제로 2004년 알카에다는 한국을 미국과 영국에 이은 제3의 테러 목표국으로 선언했고, 같은 해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 피랍ㆍ참수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3~4년을 주기로 크고 작은 사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07년 샘물교회 피랍사건과 2009년 예멘 관광객 테러 사건, 2014년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벌어진 버스 폭탄테러 사건 등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2003년 이후 분쟁지역에서 피랍된 한국인은 모두 95명이다. 이 가운데 중동ㆍ아프리카 지역 피랍자는 65명으로, 전체의 68.4%에 달한다. 피랍으로 인한 사망 사건도 모두 중동ㆍ아프리카에서 벌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군이 한국인 최초로 IS에 자발적으로 가담한 것이다. 다만 지난 19일 IS가 인터넷에 공개한 2분짜리 영상에서 복면을 한 대원이 태권도와 유사한 훈련을 하는 모습이 등장하며, 김 군 외에도 또 다른 한국인이 IS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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