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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여자프로레슬링 참극…안면 변형 중상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여자프로레슬링 강국인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서 경기중 실제싸움이 벌어져 선수 한 명이이 광대뼈, 코뼈, 안와저가 모두 골절돼 얼굴이 ‘붕괴’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가해 선수는 이번 일로 프로레슬링계에서 영구추방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지난 22일 일본 도쿄 코라쿠엔홀에서 열린 여자프로레슬링 ‘스타덤’의 챔피언십 매치. 22세의 요시코는 7살 연상의 도전자 야스카와 아쿠토와 대결했다. 경기시작 직후 서로 노려보던중 야스카와가 먼저 정권 펀치로 공격을 가했다. 안색이 즉변한 챔프 요시코가 똑같이 정권으로 야스카와의 안면을 강타하면서 둘은 노가드 상태로 서로 펀치공방을 벌였다.

원래 프로레슬링에서 펀치와 손날 공격은 당연히 금지된다. 하지만 5초간의 반칙 허용시간 내에서, 심지어 방치되는 경우 제한없이 이와 같은 금지 공격을 주고받는 경우도 흔하다. 단, 그렇다 할지라도 프로레슬링 자체가 실제 격투기가 아니라 승패를 비롯한 경기의 흐름을 사전에 미리 정하는 시뮬레이션이므로 실수가 아닌 한 큰 부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사진: 경기중 상대 선수에게 규약을 무시한 폭행을 당해 안면이 심하게 변형된 야스카와. 사진=야후스포츠 사이트 캡처

그러나 이날 대회에서는 스턴트 액션이 아닌 실제 공격이 가해졌다. 이 상황을 지켜본 주심이 둘을 황급히 떼어놓으며 양 선수에게 주의를 준다. 이 상황에서 이미 야스카와의 코에서 대량의 유혈이 발생해 응급조치를 받는다. 그러나 한번 이성을 잃고 흥분한 요시코는 격투기와 같은 마운트포지션을 차지한 채 바닥에 깔려 저항불가가 된 야스카와의 안면에 무수한 펀치와 손날공격을 퍼붓는다.

이를 더 두고볼 수 없었던 주심은 경기를 중단하고 야스카와 측 코너맨의 타월 투척을 종용한다. 결국 7분45초만에 TKO로 챔프 요시코의 3번째 방어전 승리가 결정된다. 그러나 경기장을 찾은 1050여명의 관중들은 고성과 야유가 난무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한다. 프로레슬링이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는 프로레슬링 팬들로서는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이 ‘사고’란 것을 대부분 알아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야스카와의 안면은 피와 멍으로 엄청나게 부어 있어 원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가해자가 된 요시코는 말 없이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이튿날 다른 스포츠신문 데일리스포츠가 전한 바에 따르면 야스카와는 광대뼈, 코뼈가 골절됐으며 양쪽 눈의 안와저골절도 의심되고 있다. 부상 하나하나가 모두 수술이 필요한 중상이다. 이 정도의 부상을 동시에 입는다는 것은 격투기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차라리 격투기는 심판이 빠르게 적극적으로 개입해 TKO 조치를 취하기 때문이다.

스타덤의 로시 오가와 사장은 “무슨 감정이 있든 요시코의 행위는 프로로서 실격이므로 챔피언 박탈을 포함한 엄벌에 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원래 이 둘 사이는 앙숙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타 단체 관계자도 통상대로라면 해고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퇴출을 의미하는 강제 은퇴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내 프로레슬링 관계자는 “선수 사이에 감정이 격해지면 속칭 ‘시멘트’라 해서 경기 중에 실제 힘을 실은 공격을 가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적정 수위가 있는 것이며, 관중들이 불쾌할 정도로 노골적인 싸움을 벌인다면 그건 프로레슬러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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