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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공사, 경영본부장 ‘꼼수’ 내정에 노조 강력 반발
- 변창흠대표 특정인사 선발 압력이어 설연휴 전날 전직원 퇴근후 사내게시판에 고지
- 노조 “살림 총괄하는 자리 외부 인사 불가” 경영본부장 방폐쇄 출근저지 투쟁 나서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최근 본부장 선임을 위해 임원추천위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것에 이어 이 인사를 임명하기 위해 편법을 쓰다 적발돼 SH공사가 결국 노사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SH공사 노조는 지난 23일 오후 기획경영본부장으로 24일 임명될 것으로 알려진 김우진 씨의 출근 저지를 위한 상징으로 기획경영본부장 방을 폐쇄했다고 24일 밝혔다.

노조측에 따르면 변창흠 사장이 임원추천위원을 압박했다는 이야기가 나돈 뒤 수차례 사장을 만나 이번 인사를 철회할 것을 요청했으나 사장이 거부하고 설연휴를 틈타 사내게시판에 임용예정자를 발표해 본부장실을 폐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H공사 노조관계자가 X자로 못질된 기획경영본부장실을 살펴본 뒤 돌아 나오고 있다.

노조측은 “사장이 추천위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것은 부자격자이기 때문이 아니냐”며 “과거 김우진씨가 부사장을 했던 우림건설이 지금 부도 났는데 이런 사람을 SH공사 살림을 총괄하는 기획경영본부장에앉히는 것은 SH공사도 망치려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회사측 관계자는 “현재 임원추천위원회에서 2명을 추천한 상태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는 상태”라며 “꼭 둘중의 한명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해본 결과 사측은 지난 17일 즉 설연휴 전날 오후 6시 59분 전직원이 퇴근한 후 ‘상임이사(기획경영본주장) 임용예정자를 알려드립니다’라고 사내게시판에 올려 사실상 임명을 고지했다. 이 고지 내용에는 임용예정일을 2월 24일로 적혀 있어 연휴를 틈타 꼼수 임명을 한 것이다.

이에대해 한 SH공사 한 고위직은 “통상 상임이사를 임용할때는 신원조회 등을 거쳐야 하는데 교수 출신이란 대표이사가 자기 사람을 임명하기 위해 꼼수를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노조측이 강력 반발하는 이유는 기획경영본부장은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외부 인사로 채워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에 내부 직원을 승진 발탁하기로 했지만, 서울시가 특정 인사를 앉히라고 압력을 행사하다 노조측이 반발해 지금까지 공석으로 있었다. 이후 두명의 본부장이 정년퇴직을 해 총 3명의 본부장이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노조측을 무마시키지 못한 책임을 지고 이종수 전 사장이 물러나기도 했다.

이선호 SH공사 노조위원장은 “변 사장이 최근 1급직 5곳을 개방형으로 자기 사람을 앉혀 놓고 기획경영본부장까지 장악해 공사를 사기업화 하려고 한다”며 “낙하산 인사를 강행할 경우 출근 저지 투쟁 등 파업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H공사 직원들의 분위기는 침울한 상태다.

한 직원은 “10여년 동안 근무를 해왔는데 최근 낙하산 인사가 많아 아무리 일을 해도 희망이 없어 일할 의욕도 없다”며 “이번 기획경영본부장 인사는 노조가 끝까지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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