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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적 다툼아닌 대법원과의 싸움”
‘막말댓글’ 판사 고소한 ‘가카새끼 짬뽕’ 판사 인터뷰
익명으로 숨어 비방은 비겁한 짓…손쉽게 사직서 수리 안될말
공평·신뢰 외치며 불공정 자행…피해입은 서민들 상담지원등 보람


“비겁하게 익명으로 숨어서 저열한 언어로 저를 비방ㆍ모욕한 점이 저를 무척 불쾌하게 했습니다.”

‘막말 댓글’을 1만여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A(45) 전 부장판사가 결국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이정렬(46)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A 전 부장판사에 대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홈페이지를 통해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정렬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

이에 따라 A 전 부장판사의 변호사 등록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장판사는 지난 2011년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이라는 표현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재판 합의 내용을 법원 내부통신망에 공개했다가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후 법복을 벗었지만 이 문제로 지난 4월 변호사 등록이 거부됐고, 법무법인 동안에서 사무장으로 9개월째 일하고 있다.

A 전 부장판사 고소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전 부장판사는 페이스북에서 이번 일을 “개인적이 다툼이 아니다”라며 “대법원을 상대로 싸움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대법원이)손쉽게 사직서를 수리해 A 전 부장판사의 장래와 노후를 보장해줬다”면서 “입으로는 공평ㆍ신뢰ㆍ인권을 외치면서 불공정ㆍ권력지향적 행동을 일삼는다”는 주장이다.

대법원과 권력에 대한 그의 비판적 시선은 16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법무부가 변호사 등록 거부 이의신청서를 기각한 데 대해 “이제 소송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도 “현재 양승태 대법원장 체재 하에서 소송을 하더라도 이길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또 판사 시절 “고분고분하지 않은 탓에 대법원에 미운 털이 박혀 오랫동안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근무하게 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일로 부장판사 출신 중 처음으로 사무장 신분으로 재야 법조계에 첫발을 떼게 됐지만, 그는 이 전 대통령 비판글이나 부러진 화살 소송 내용을 공개한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사리사욕이 전혀 개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떳떳하고 그게 정의로운 일이라 생각했다”면서 “다시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되려 “사무장으로서의 현재 생활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면서 “변호사와 제대로 만나지 못하거나 피해를 입은 의뢰인들이 상담을 마치고 나서 만족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사무장으로 활동하던 중 ‘검은손’의 유혹을 받아 당혹스러웠던 일도 있었다.

한 의뢰인이 “2000만원을 줄테니 담당 판사를 만나 사건을 유리하게 처리해달라”고 부탁한 것. 이 일에 대해 이 전 부장판사는 “불법적인 일엔 가담하지 않는다”면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을 묻자 이 전 부장판사는 문화사업을 꼽았다. 창작자들이 겪는 법률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거나 입법활동의 기초를 마련하는 일까지 다양한 활동에 관심을 보인다. 그는 “종국적으론 법률적 조언을 넘어 제작에도 관여하는 것이 목표”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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