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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무총리 스타일은‘一人之下’였다
이완구 총리후보 논란 속…키워드로 본 역대정부 총리
노태우정부 총리 5명 모두 학자
DJ땐 4명중 3명이 자민련 출신
노무현정부는 ‘코드’에 초점
MB땐 행정보다 ‘미션형’ 총리
현정부, 책임총리 논의만 무성



민주화항쟁으로 군사정권시대가 막을 내린 후, 노태우 정부에서부터 현재 박근혜 정부까지 국무총리의 내정과 총리제 운용에는 일정한 키워드가 있었다.

말 그대로 국무총리는 행정부의 ‘2인자’로서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같이하며, 그 국정철학을 행정에 표출시키는 것이 책무이자 권능이다. 하지만 ‘2인자’라는 무게감 탓에 정치적 외풍에 흔들림을 피할 수 없고, 국정 전반에 무한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외로운 권력자인 것이 국무총리라는 자리다.

노태우 정부의 총리 발탁은 ‘학자’로 통한다.

6.29선언으로 ‘보통사람’의 시대를 선언했던 노태우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국가 각 분야의 갈등해소였다. 이에 국민 화해와 통합의 상징으로 상대적으로 정치색이 옅은 학자 출신의 인물들이 주로 발탁됐다. 노 정부의 첫 총리였던 20대 이현재 총리부터, 24대 현승종 총리까지 5명의 총리가 모두 학자였다.

김영삼 정부는 5년 재임 기간 6명의 총리를 교체해 평균 임기가 1년이 못되는 ‘단임’총리가 특징이다.

국무총리 교체를 대형 사건사고의 문책성 경질이나 정치적 국면전환용 카드로 활용했던 탓이다. 우루과이라운드 쌀 개방의 반대여론 무마용으로 경질된 25대 황인성 총리, 성수대교 붕괴ㆍ아현동 가스폭발 등의 문책성으로 교체된 27대 이영덕 총리 등이 대표적이다. ‘대쪽’이라는 이미지로 통하며 행정부 장악에 나섰던 법조인 출신의 이회창 26대 총리는 당시 집권세력과 끊임없는 갈등을 겪으며 불과 4개월만에 총리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DJP연합을 통해 출범한 김대중 정부의 총리 키워드는 합당대상이었던 ‘자유민주연합’이다.

이는 DJ정부의 “공동정부의 국무총리는 자민련에서 맡는다”는 합의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DJ정부 4명의 총리 중 마지막 총리였던 34대 김석수 총리를 제외한 김종필, 박태준, 이한동 총리가 모두 자민련 총재였다. 


노무현 정부의 국무총리는 이른바 ‘코드’로 해석된다.

보수층의 우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안정감을 뒷받침하려던 포석의 35대 고건 총리, 참여정부의 연속성과 첫 여성총리라는 사회적 의미를 부여했던 37대 한명숙 총리, 임기 막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등 경제정책 올인을 주도한 38대 한덕수 총리가 그렇다. 그 중 36대 이해찬 총리는 노 전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며 역대 국무총리 중 가장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며 이른바 ‘실세총리’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는 행정 전반의 사령탑 역할 보다 특정 임무를 부여받는 ‘미션’형 총리라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줬다.

‘자원외교’ 지휘의 임무를 부여받았던 39대 한승수 총리, 노무현 정부에서 계획됐던 행정복합도시인 ‘세종시 수정안’에 앞장섰던 40대 정운찬 총리가 그렇다. 41대 김황식 총리는 ‘현장’에 무게를 두고 민심을 챙기며 2년5개월간이나 재임했다.

42대 정홍원 총리 이후 이완구 후보자를 지명한 박근혜 정부에선 아직 특징이나 키워드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책임총리제’가 자주 거론되지만 하겠다는 것이지 시행되지는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현 대통령제 시스템 하에서 총리의 권한이 강해질 경우 대통령이나 내각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원론 그대로 책임총리제가 이행되면 권력이 이원화돼 대통령의 권한이 누수된다”면서 “총리의 기본적인 역할은 부처간의 트러블을 조율하는 국무조정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전제했다.

최 교수는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개헌 등 일정한 현안이나 중점 국정운영 사항에 권한을 주고 책임을 부여하는 식의 책임총리제가 가능할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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