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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원공정 선포한 ‘농식품韓流’ 특급셰프…
안전먹거리 관리강화·청두 거점 물류망 확보·주요 대도시 운송시스템 구축…華商 놀래킬 김재수 aT사장의 중국시장 공략 청사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올해 안에 국회 비준과 정식 발효를 앞두고 있다. 우리 농식품의 대중국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때문에 농식품 수출전문기관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2011년 10월부터 aT를 이끌고 있는 김재수 사장을 만나 우리 식품가공업계의 대중 진출 비책을 알아 보았다.

우선, 한중FTA에 대한 김 사장의 입장이 각별하다. “미국, 일본 등 거대 경제국들에 앞서 우리가 선수를 쳐 중국과 FTA를 체결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외교 측면에서, 특히 남북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엄청난 가치가 있습니다. 물론 주요 농산물 대부분이 양허에서 제외돼 당장은 국내 농업부분에 끼칠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피해가 불가피할 겁니다. 때문에라도 우리가 유리한 부문에 대한 선제적인 전략을 지금부터 수립해야 합니다.”

농식품업계엔 14억 인구대국 중국은 ‘기회의 땅’

김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엮는데 일가견이 있다. 특유의 돌파력이 그 밑천이라는 게 주변의 귀뜸이다. 농정(農政) 전문가이지만 상술(商術)로 맞선다면 화상(華商)들을 능가하는 기획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이번 FTA 체결은 국산 농식품 수출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인구 14억 거대 중국은 기회의 땅인 셈이지요. 농식품 수출전문기관인 aT는 노하우와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중국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나가겠습니다. 우선, 시장선점을 위한 마케팅 자원을 집중 지원해 기존 해외마케팅 사업 중 중국 대상 사업량을 확대하고, 한류 확산을 활용한 ‘K-FOOD FAIR’와 같은 문화 연계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김 사장은 현지 소비자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중시한다. 지역별·성별·품목별 특성과 소득수준이나 문화적 차이에 맞게 전략품목을 차별화해 중국 중원을 아우르겠다는 것이다. “우선 현지진출 외식기업과 연계해서 한식 식자재공급 등 신규 루트를 개척할 겁니다.또 수출ㆍ수입자 간 협력체계를 구축도 중요합니다. 관련 업체간에 과당경쟁 해소를 위해 MOU 체결은 협력체제를 갖추기 위한 선결과제로 생각합니다. 관련 업체간에 협업시스템이 갖춰지면 지난달에 가동에 들어간 칭다오 수출전진기지를 통한 중국 내륙물류사업 진출도 활기를 띠게 될 겁니다. 현지 업체의 냉동ㆍ냉장트럭 임차 운영 등 ‘콜드체인’ 운송시스템도 착착 갖추고, 중국 항공사와 협력하는 문제도 차질없이 추진할 겁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식품소비시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중국의 식품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17% 이상(약 1조 달러)을 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올해부터는 미국을 추월해 최대 식품소비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식품시장 규모는 2005년에 300억 달러이던 것이 2013년에는 8700억 달러로 연평균 14%의 놀라운 성장세입니다. 특히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중산층들의 소득수준 향상과 건강기능 식품 선호, 식품안전 등으로 수입 농식품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겁니다. 곡물 외의 농식품 수입액도 최근 5년 동안 평균 24% 정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탁월한 식품가공기술 앞세워 중원 공략

신선농산물의 경우 검역, 위생기준 등 비관세장벽으로 대부분 수입 금지품목으로 지정돼 있어 올해 안으로 한중FTA가 발효되더라도 즉각적인 수출확대가 어려운 처지다. 더구나 가격 면에서도 중국산과 경쟁이 버거운 상황이다.

그러나 김 사장은 가공식품은 상황이 다르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탁월한 식품가공기술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우수한 고품질의 제품이라는 인식이 널리 펴져 있는 게 강점이라고 한다. “일본식품의 경우 방사능 불안감이 커진 데다 양국간 외교마찰로 고전인 반면에 우리 농식품은 중국소비자들에게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식품은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 등 식품안전관리체계가 잘 구축돼 있어 중국산 제품에 비해 인식이 월등히 좋습니다. 원료, 맛, 디자인, 패키지 등 전반적인 상품성도 중국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한국 가공식품의 한류를 꿈꾼다.“중국 내 드라마나 K팝을 통해 한국의 깔끔한 이미지, 근면성실함, 활달하고 감성적인 면 등이 중국인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고 동경의 대상이 됨에 따라 한류열풍이 불면서 한국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크게 반길 일입니다. 특히 현지에서 조제분유나 신선우유 등 유제품, 유자차, 조미 김, 인삼제품, 커피조제품 등 가공식품 위주로 큰 인기를 끌면서 대중국 농식품 수출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aT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들의 한국산 유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조제분유의 경우, 2013년 56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2012년 대비 44% 증가다. “앞으로 중국이 두 자녀 정책을 확실하게 하면 조제분유 수출은 엄청나게 늘어날 겁니다. 2013년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7000달러에 육박합니다. 주요 대도시의 경우 1만 5000달러를 넘어섭니다. 경제발전과 소득향상으로 중산층이 대거 증가하고 있지요. 그러니 식품안전과 고급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적지 않습니다. 2009년 6월부터 중국에서는 식품안전법이 시행되고 있어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겁니다. 유통기한이 명시된 라벨링 표기, 유해성분에 대한 제도와 규정도 엄격해지고 있고요.”

중국의 중서부지역 개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공략이 이뤄지게 되면 물류비가 가장 큰 부담이 될 것 같다. 대안이 뭘까 물어봤더니 대답이 시원시원하다. “아시다시피, 중국은 지난 2004년부터 동ㆍ서지역 간 격차해소를 위해 서부 대개발 50년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이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경제개발과 해외투자 유치 등으로 경제수준 향상과 고품질 농식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있지요.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에 aT센터가 있지만 광활한 중서부내륙지역 진출에는 지리적으로나 인력면에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말 중서부지역에 aT청두센터를 세운 것도 이 때문입니다. 중국 중서부지역의 거점인 청두는 무역·물류 거점으로 우리 제품의 유통량이 증가하고 있고, 한류 확산으로 우리 농식품 수요가 급증할 것이 분명합니다. 칭다오, 베이징, 상하이 지역 운송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중국 화남과 중서부 지역을 연결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농산물 한류가 제대로 꽃 필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볼 계획입니다. 전시회도 늘리고 홍보관 개설할 겁니다. 입주업체 공동 판촉전, 산동성 한국 농식품 수출협의회 발족, 대형유통매장 입점 상담회 등도 차질 없이 펼칠 겁니다.”

청두는 인구 1억 명으로 중국에서 4번째로 큰 성인 쓰촨성 성도로 삼국지의 본향이다. 유비가 세운 촉나라가 바로 이곳인데 오늘날 중국 농산물 생산량 1위다. 이곳 인구만도 1200만명이 넘는다.

농수산물 사이버거래 대박행진 기대감

2009년 개장한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가 최근 들어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또한 김 사장의 역점 사업 중의 하나다. “aT의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 설립 목표는 오프라인 상에서의 과다한 농산물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국정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인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대책의 새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09년 개장 이래 거래규모는 52억원에서 2012년에 1조원을, 지난해에는 2조원을 돌파했습니다. 거래액 2조원은 2013년을 기준으로 볼 때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거래액 4조3000억원의 46.5%, 전국 공영도매시장 거래액 11조8000억원의 17%, 농림수산 총생산액 54조원의 3.7%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특히 거래액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단체급식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조기경보시스템과 연계해 식품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학교의 눈높이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농산물 직거래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 농산물유통의 한 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거래 경로를 전국적으로 확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aT는 국민적인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농산물 직거래사업이 일회성이 아닌 유통의 한 축으로 성장시켜 나가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동안 홍보도 강화하고 소비자 참여도 확대했습니다. 특히 ‘직거래활성화법률’를 제정해 대형유통업체와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농가 수취가격은 18% 향상, 유통비용은 18%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로컬푸드직매장 사업도 쾌조다. 대형마트보다 훨씬 저렴한데다 가격도 안정적이어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생산자가 직접 가격을 결정함으로써 타 경로 대비 유통효율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경매위주의 도매시장 출하에 비해 농가가 직접 생산농산물을 포장, 진열, 가격결정을 함으로써 농가소득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황해창 기자/hchwang@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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