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한국에 오는 50점의 작품들은 미국 워싱턴내셔널갤러리 소장품으로, 지금까지 한국에 온 것으로는 규모가 가장 크다.
전시 제목은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마크 로스코’전. 로스코 작품세계의 궤적을 밟아가며 신화의 시대, 색감의 시대, 황금기, 벽화의 시대, 부활의 시대 등으로 구성된다. 초기 대표작 중 하나인 ‘지하철 판타지’, 신화를 소재로 한 ‘안티고네’, 수평 구도로 화면을 분할하고 특유의 색채를 나타낸 무제(untitled) 작품들, 시그램 벽화스케치 그리고 붉은빛으로 물든 로스코의 마지막 작품까지 전시된다. 전시장에는 로스코의 작품으로 벽면을 채운 미국 휴스턴 소재 로스코 채플을 일부 재현해 그의 어두운 색감의 회화 7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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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코는 추상미술의 대가로 불린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나는 추상주의에 속하는 화가가 아니다. 나는 색채나 형태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비극, 아이러니, 관능성, 운명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며추상주의라는 틀에 얽매이는 걸 거부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11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로스코 작품에 심취한 것으로 알려져 다시 세간의 관심이 되기도 했다. 잡스 뿐 아니라 로스코는 적잖은 셀럽을 매니아층으로 확보하고 있다. 당연히 작품 값도 비싸다. 그의 작품 중 경매 최고가는 2007년 5월 뉴욕 소더비경매장에 나온 ‘화이트 센터’로 7280만 달러(약 795억원)에 낙찰됐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10대에 미국으로 이민 간 로스코는 넓게는 추상미술,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색면회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의 작품은 절제된 구도 속에서 사색적이고 종교적이며 고요한 명상의 이미지로 인식돼 있다. 초기에는 구상의 형태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간소화된 느낌의 작품이 눈에 띈다. 1970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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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공동 주관사인 코바나컨텐츠 측은 “로스코는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과 교감해 그로 인한 공명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했다”며 “이러한 점에서 작가는 추상회화의 본질과 형상뿐 아니라 그 기능에 남다른 시각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문의 02-532-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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