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인터내셔널섹션］일본의 대표적인 권력형 비리를 파헤친 ‘록히드 사건’의 수사 검사와, 당시 수사팀을 지휘했던 검사가 불과 하루 사이에 나란히 영면해 이목이 쏠린다. 록히드 사건은 젠니쿠(全日空)항공의 항공기 기종 선정과정에 당시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 등이 미국 록히드항공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검찰이 밝혀내고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정치권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전직 총리인 다나카를 체포하고 기소했다.

1976년 일본 검찰사에 길이 남을 록히드 사건 당시 수사팀의 일원이었던 가와카미 가즈오(河上和雄) 전 도쿄지검 특수부장은 7일 향년 81세의 나이로 도쿄 도의 한 병원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9일 보도했다. 1958년 검사로 임관한 그는 1976년 도쿄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 록히드 사건 주임검사로 일했다. 고인은 이후 도쿄지검 특수부장, 사가(佐賀)지검 검사장, 법무성 교정국장 등을 거쳐 1991년 대검찰청 공판부장을 끝으로 검사생활을 마감한 뒤 대학교수와 TV 논평가, 변호사 등으로 활동했다.

록히드 사건 당시 도쿄고검 검사장으로서 수사를 지휘했던 가미야 히사오(神谷尙男) 전 검찰총장도 6일 10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고인은 1976년 2월, 록히드 사건 관련 검찰 수뇌부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수사를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수사가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이 망설인다면 검찰은 앞으로 20년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수사를 독려했던 인물이다. 록히드 사건 이듬해인 1977년 검찰총장에 취임했으며 1979년 퇴임 후 예금보험기구 책임규명위원회 특별고문 등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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