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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사태에 거꾸로가는 제만 체코 대통령, 국민들만 불안…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의 행보에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유럽 각국 정상들이 참여한 주요 회의에 불참하는가 하면, 유럽연합(EU)이나 미국과는 외교노선을 달리해 자국 내에서도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유럽 정상들이 모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분쟁 종식을 요구했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이 참석한 자리에 제만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제만 대통령이 밀라노 회의에 불참하면서 대통령이 악당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제만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비난하고 우크라이나 분쟁을 ‘내전’으로 규정했으며 미국이 제재안에 포함한 전직 KGB(소련 국가보안위원회) 요원을 친한 친구로 두는 등 체코 공화국의 외교정책과는 반대로 행동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 제만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에 대한 EU와 미국의 제재를 맹렬히 비난하며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전쟁을 한 차례의 ‘독감’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1년 안에 중단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러시아 철도회사 사장이자 전직 KGB요원이었던 블라디미르 야쿠닌이 주최한 행사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 제만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그를 ‘오랜 친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는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총리의 노선과도 반대되는 행동이다. 소보트카 총리는 러시아 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을 지지해왔다.

한 체코 외교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행동들이 체코의 입장으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다른 체코 외교관은 “제만 대통령의 발언이 러시아 선전선동에 이용되지 않을때까지 그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해 정부 외교채널 내에서도 균열이 생긴 것을 보여줬다.

일부 정부관료들은 대통령실이 민감한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제만 대통령 측은 정부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체코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정부의 정책과 완벽히 일치한다”며 “대통령의 관점은 프랑스 대통령이나 독일 총리와도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FT는 소보트카 총리가 제만 대통령의 성명을 개인적인 견해라고 경시해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과 멀어지는 위험이 있는 발언들을 상호 조율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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