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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꿀벌이 사라진 까닭은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일벌이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죽으면, 어린 꿀벌이 대신 먹이를 찾아 떠나고, 이 어린 꿀벌이 돌아오지 않음으로써 꿀벌의 왕국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린 논문에서 호주ㆍ영국ㆍ미국 등 다국적 연구팀은 자연 생태계에서 중요한 꽃가루 매개자인 꿀벌이 전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원인과 관련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살충제 사용부터 꿀벌이 좋아하는 식물 감소, 질병 등 꿀벌이 사라지는 다양한 원인을 두고 실험한 결과, ‘벌집군집붕괴(CCD)’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사진=게티이미지]

CCD는 밖에 나간 꿀벌이 실종됨으로써 벌집 내 여왕벌과 어린 벌들이 집단 붕괴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수천마리의 꿀벌을 대상으로 무선 추적기를 달아 꿀벌의 움직임을 조사했다.

일벌은 보통 태어난 지 2~3주 지나면 밖에 나가 식량을 구해 올 나이가 된다. 하지만 질병, 식량 부족, 만성적 스트레스 등에 의해 나이든 일벌이 죽으면, 그보다 어린 꿀벌들이 대신 먹이를 찾아 벌집을 떠난다. 어린 꿀벌들은 먹이를 찾는 첫번째 여행 도중 사망할 확률이 높았다. 어린 꿀벌들이 둥지로 되돌아오지 못함으로써 벌집은 결국 통째로 붕괴되는 운명을 맞았다.

영국 퀸매리대 생물학 및 화학대의 클린트 페리 교수는 “먹이를 찾는 어린 꿀벌들의 저조한 성과, 조기 사망이 벌집의 붕괴 속도를 급격히 앞당겼다. 전세계적으로 CCD 현상이 많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꿀벌이 이른 나이에 벌집을 떠나는 건 나이든 꿀벌의 개체수 감소에 적응하는 행동으로 보인다”면서 “벌집 내 일벌의 사망률 증가가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벌집의 규모가 단기간을 버티지 못할 정도로 작다면, 벌집 내 사회적인 균형은 깨지고, 재앙적인 결과가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꿀벌 왕국의 붕괴를 막을 방법에 대해선 알아내지 못했지만, 꿀벌이 먹이를 찾기 시작하는 나이를 추적함으로써 벌집의 전체 건강성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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