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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은행 민낯 바라본 김병호 은행장…그에게 던져진 과제는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행원필자이(行遠必自邇) 등고필자비(登高必自卑)”

하나은행의 새 선장에 취임한 김병호 신임 은행장의 취임일성은 “멀리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출발하고 높이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부터 시작하라”는 중용(中庸)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시작된다. 작은 일에서부터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룹임원추천후보위원회가 별다른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하나은행장으로 낙점한 김 행장은 왜 첫 일성으로 ‘변화와 혁신’이라는 평범하지만 어려운 과제를 던졌을까. 여기엔 ‘50대 최연소 은행장’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하나금융지주의 차세대 주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김 행장이 바라보는 하나은행의 현재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21.2% 늘어난 8561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주가 그래프는 현재 하나은행이 처한 모습을 대변하고 있을 뿐이다.

저금리ㆍ저성장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순이자마진의 하락, 핀테크 혁명으로 인한 신(新) 경쟁체제의 도래는 하나은행을 둘러싼 혹독한 외부 환경이다. 그렇다고 내부 환경이 호락호락 한 것도 아니다. 당장 외환은행과의 조기통합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내부조직의 동요도 크다.

김 행장이 취임사에서 “우리를 둘러싼 금융환경의 민낯을 똑바로 바라보고 위기상황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위기상황에 대한 철저한 이해는 위기를 극복하는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고 말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김 행장이 “언제부터인가 우리 조직 내에 ‘지시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거나, 중간 정도 해서 묻어 가겠다’는 사고가 팽배해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며 냉혹한 현실에 대한 뼈 아픈 인식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김 행장은 단순히 ‘어렵다 힘들다’로 끝나지 않는다. “고객기반 확대, 리스크관리 명가의 자존심 회복, 신성장 동력 강화, 성공적인 원뱅크 토대 구축 등 올해의 중점 추진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R&D 센터 신설, 본부 중심의 기관영업과 집단 영업 강화, 사전적 여신감리 기능 강화 같이 촘촘한 실행전략도 내놓는다.

하나금융이 차기 혹은 차차기 행장으로 생각됐던 김 행장을 구원투수로 조기에 등판시킨 것도 하나ㆍ외환은행의 통합작업의 새 판을 짜는 동시에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실행하며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하나정신”으로 하나은행의 튼튼한 뼈대를 재구축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됐다. ‘엘리트 차세대 주자’라는 꼬리표를 떼는 대신 공개 경연장에서 ‘원뱅크’의 토대를 구축해햐 하는 김 행장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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