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음식을 먹었는가에 따라 기부하는 돈에 액수도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사람을 한층 ‘관대해지게’ 하는 식품들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가 최근 한 연구를 통해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인 ‘트립토판(tryptophan)’이 사람들로 하여금 타인에게 베풀고자 하는 의지를 한층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립토판은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러한 기능 덕분에 트립토판은 불면증이나 우울증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러한 트립토판은 주로 계란, 생선, 치즈, 콩 등이 포함된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붉은 고기, 우유, 초콜릿, 귀리, 요구르트, 계란, 가금류, 참깨, 해바라기씨, 호박씨, 땅콩 등에도 다량 함유돼 있다.

레이던 대학교 연구팀은 16명으로 구성된 한 집단에는 트립토판을 첨가한 오렌지 주스를 마시게 하고 16명의 또 다른 집단에는 가짜 약을 먹게 했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10유로(약 1만2000원)씩을 주고는 이를 기부할 의향이 있는지를 관찰했다. 연구진들은 참가자들을 유니세프, 국제앰네스티, 그린피스,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 등 4개 단체를 위한 기부금 상자와 홀로 남겨둔 채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살폈다.

그러자 트립토판을 첨가한 오렌지 주스를 마신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평균적으로 두배가 넘는 돈을 기부금 상자에 넣었다. 트립토판을 넣은 오렌지 주스를 마신 집단은 평균 1유로(약 1250원)를 기부한 데 반해 가짜 약을 먹은 집단은 평균 0.47 유로(약 590원)를 기부했다.

연구를 공동 진행한 심리학자 로라 스틴버겐 박사는 “이 연구는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 결과를 보여줬다”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세상을 대하는 방식을 한층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줄 수 있는 촉매제”라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