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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 찾아 지구 22바퀴...SK텔레콤 ‘AS버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아저씨 액정 깨졌는데 바꿀 수 있어요?”

가상현실(VR)도 보고, 로봇과 놀며 자신도 모르게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수업도 받는 이동식 IT 박물관 ‘티움 모바일’이 설치된 경기 시흥초등학교, 운동장 한 쪽에는 SK텔레콤 로고가 달린 큰 버스 한대가 서 있었다. 찾아가는 AS센터 ‘AS버스’다.

초등학생들에게 AS센터가 인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친구들과 쭈뼛거리며 버스 앞을 서성이던 학생들은 버스에 오르기가 무섭게 질문을 쏟아냈다. 필름 교환부터 깨진 구형 스마트폰 액정 수리, 또 낡아 색이 바랜 케이스 교체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말에 학생들은 싱글벙글이였다. 


인기 기종의 간단한 부품 교체는 즉석에서 마무리됐다. 나온 지 3년이 넘어, 이제는 부품조차 구하기 힘든 구형 스마트폰, 피쳐폰도 하루면 새것으로 재탄생했다. 많이 뛰고 장난도 심한 초등학생들인지라, 손에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 파손도 빈번하지만, 동내 AS센터에 가는 게 여러모로 어려웠던 이들에게, 이날 AS버스는 ‘티움 모바일’에서도 가장 인기 있고 실속 있는 공간이었다.

SK텔레콤의 찾아가는 AS센터 ‘AS버스’가 달린 거리는 어느 덧 89만1000㎞가 넘었다. 1984년 우리나라 이동통신 개막과 함께 격오지 사용자를 위해 달리기 시작한 AS버스가 이제 지구 22바퀴를 돈 것이다.


AS버스의 주 활동 무대도 30년 나이만큼 다양했다. 이동통신 대리점이나 상설 AS센터가 지금처럼 흔치 않았던 과거에는 지방 도시 이곳저곳을 누비며 할아버지, 할머니의 휴대폰을 고쳐줬다면, 지금은 각종 재난재해 현장이나 침수 사고가 빈번한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이날 시흥초등학교 운동장 한 쪽에 자리잡은 AS버스도 마찬가지다. 상주 인구도 많고, 또 이통 3사의 대리점은 물론, 대형 제조사의 간판을 단 매장도 흔한 곳이지만 SK텔레콤의 ‘AS버스’의 인기는 높았다. 따로 시간을 내 수리점을 찾아가는게 번거로웠던 학생들, 주부, 또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집 앞까지 찾아오는 ‘AS버스’는 만능 해결사인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화기는 갑작스레 고장나지만, 일하기 바쁘다보면 시간을 내 수리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특히 농어촌 지역의 경우 4~5년 넘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AS 지원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액정을 바꾸고 오래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휴대전화 수명은 길어지고, 또 회사 역시 우량 고객을 보다 오래 확보할 수 있는 ‘1석2조’ 아이템이 바로 ‘AS버스’라는 것이다.

1년 365일, 땅 끝 해남부터 휴전선 아래 철원까지 누비다보면 AS버스 직원들도 힘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찾아와준 고객의 미소와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힘이다. 특히 재난 지역에서 ‘AS버스‘는 휴대전화 수리를 넘어, 때로는 긴급 발전기가 되고, 때로는 비와 추위를 피할 긴급 대피소가 되기도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명절행사를 하다보면 고장난 휴대폰을 들고 이곳저곳 해매다 어렵게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다”며 “그냥 갈 수는 없다면 건네주시는 음료 한잔, 명절 음식 한 접시에 담긴 인심덕에 AS버스도 쉬지 않고 달리는 셈”이라며 웃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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