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보호소에서 찾아가는 이들에게 과태료 성격의 비용 5만원을 물린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동물보호조례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달 중 입법예고한다고 최근 밝혔다. 개정 조례안은 ‘보호비용은 구조·보호한 동물 마리당 5만원 범위에서 시장이 따로 정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현행 서울시 동물보호조례엔 ‘유기동물을 소유자에게 인계할 때 보호조치에 들어간 경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지만 구체적인 금액이 명시되지 않아 유명무실했다.
서울시가 ‘반려동물 반환비’를 도입하는 것은 매년 수억원이 넘는 유기동물 예산 때문이다. 시가 올해 유기동물에 배정한 예산은 12억7900만원으로 시와 구가 반씩 부담하는 사업이라 시 예산은 6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유기동물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예산을 투입해 정책사업을 하고 있지만 자기 잘못으로 동물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별다른 ‘패널티’가 없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다. 동물유기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벌금 30만원을 부과한다.
지난해 시가 보호하다 주인에게 돌아간 동물은 2171마리(22.7%)다. 두당 5만원의 반환비를 계산하면 1억850만원의 수입이 예상된다.
시가 올해 유기동물에 배정한 예산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동물 반려인의 책임감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유기동물 구조와 보호에 들어간 실비 수준의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주인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의 의식이 높아져야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례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의견제출 기간을 거쳐 규제개혁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마친 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서울시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은 9553마리로 10년만에 처음 만마리 아래로 떨어졌다. 2013년 1만1395마리에서 20%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수치다. 버려진 동물 중 약 절반이 안락사(3062마리, 32.1%) 또는 폐사(1320마리, 13.2%)했다. 새 주인을 찾은 동물은 2478마리(25.9%)에 불과했다. 개가 6644마리로 69.5%를 차지했고, 고양이가 2618마리(27.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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