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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고야? 예능이야?”…TV프로 같은 광고들
최근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의 장면을 따온 광고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은 SK텔레콤‘먼저갑니다’의 한 장면.
드라마·영화 장면 등 광고에 그대로 차용
미생의 명대사 따온 광고 등 인기몰이
시청자 호감도가 제품으로 그대로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에 출연중인 차승원 유해진이 쉴새없이 만담을 이어간다.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대사를 잘 들어보니 모바일통신 광고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바다 풍경과 소박한 집안살림, 두 배우들의 옷차림까지 예능프로그램을 그대로 광고로 옮겨놨다.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의 장면을 따온 광고기법을 일명 ‘푸티지(Footage)’라고 부른다. 인기 프로그램과 영화에 대한 호감을 그대로 제품으로 이어가는 효과를 낸다. SK텔레콤의 ‘먼저갑니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의 장면을 따온 광고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은 SK텔레콤‘먼저갑니다’의 한 장면.

band LTE’ 광고는 푸티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엔터타이징(entertising)’ 기법을 시도했다. 예능을 뜻하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와 광고를 뜻하는 애드버타이징(advertising)의 합성어로, 광고 기획 단계부터 예능 프로그램과 협업해 프로그램 구성 및 상황 연출, 모델 등을 그대로 광고에 담아 제작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SK텔레콤과 이 광고를 만든 SK플래닛, 도어스는 지난달 23일 ‘삼시세끼-어촌편’ 첫 방송에 앞서 프로그램 촬영 장소와 배우들의 옷차림 등을 긴밀히 관찰해 광고제작에 반영했다. 다만 ‘삼시세끼’ 촬영은 만재도에서 진행됐지만, 광고는 전라남도 목포에서 찍었다. “배우들의 스케줄을 고려해 배를 타고 들어가야하는 만재도 대신 목포를 촬영장소로 삼았다. 광고 스태프들이 만재도와 가장 비슷한 장소들을 물색했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예능프로그램을 보듯 거부감없이 광고영상을 접할 수 있고, 예능프로그램도 본방송 시간 이외에 광고를 통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

SK텔레콤 남상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단순한 광고 영상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콘텐츠로서 보는 재미를 제공하려 했다. 기존 푸티지 광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광고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프로그램의 영상을 그대로 따오거나, 차용한 모티브를 새롭게 각색한 푸티지 광고는 올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드라마 ‘미생’은 푸티지의 대세로 떠올랐다.

CJ헬스케어의 ‘헛개수 미생편’은 극중 장그래와 오과장의 극중 모습을 차용하고 있다. 직장생활에 미숙한 장그래에게 오과장이 ‘헛개수를 마시면 숙취를 해소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광고는 드라마의 인기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말 방영된 SK텔레콤의 모바일앱 광고 ‘100년의 편지’은 오과장과 장그래가 주고받는 편지내용을 담았다. ‘버텨라, 완생이 될때까지’라는 광고 속 메시지는 드라마 속 명대사를 그대로 따왔다. ‘미생’의 선차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랑콤 레네르지 플라즈마 세럼’ 광고, 안영이가 하대리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게임을 통해 해소하는 ‘크러쉬온액션’ 광고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또한 이와이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의 한 장면을 차용한 넥센타이어 광고, ‘응답하라 1994’의 장면을 따온 ‘리리코스 마린 트리플 트리트먼트’ 광고 등이 지난해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

광고업계는 최근 들어 푸티지 기법이 큰 인기를 끄는데 대해 “뉴미디어 시대에 접어들면서 매체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는데, 인기 프로그램을 통해 광고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시청자들이 푸티지 광고를 원작의 연장선상에서 보너스 에피소드, 또는 패러디물로 보기 때문에 몰입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SK플래닛 M&C부문 권오성 그룹장은 “광고가 필연적으로 가지는 상업적인 목적을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푸티지 광고가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이라면서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가 그대로 광고에도 전이되기 때문에, 광고와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좁히고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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