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평가 심포지엄’ 참석 한양대 등
이미 인성반영된 전형으로 정원절반 뽑아
학생부·자소서는 팩트 드러나게 준비
면접은 참신하고 창의성 있는 답변 필요


오는 7월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에 맞춰 교육부는 지난달 발표한 올해 ‘업무 계획’을 통해 대학 입시에 인성 평가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시행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案)은 아직 나와 있지 않아 학생, 교사, 학부모는 모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50주년기념관에서 서울여대 주최로 ‘학생부종합전형 인성평가 심포지엄’이 열렸다. 최근 인성 평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주최 측 예상(250여 명)을 웃도는 교사, 학부모와 대학 관계자 등 300여 명이 몰렸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서울교대ㆍ서울여대ㆍ포스텍(포항공대)ㆍ한동대ㆍ한양대 등 5개교의 입학사정관들의 대답은 의외였다. 이들은 “대학은 평가 항목 중 인성이 반영된 학생부종합전형(옛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모집 정원의 절반 가량을 뽑고 있다”며 “학교생활부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는 내용이 같이 일치하면서 팩트가 드러나도록 기술돼야 한다”며 “면접에서는 자신만의 창의성과 참신성이 드러나는 답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학교별 평가 사례를 보면 서울교대는 입학사정관이 모든 전형에 관여하며 지원자들의 인성을 보고 있었다. 이외에도 다문화ㆍ코칭ㆍ문제 해결ㆍ소통 등 교사의 덕목에 필요한 요소를 두루 살폈다. 면접에서는 공자가 언급한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이 담긴 글을 제시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와 관련해 자료가 시사하는 바를 말해 볼 것을 요구했다.

포스텍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했다. 2단계 면접 평가(합격자 3배수 지원자 대상)에서는 다양한 질문을 통해 개인의 품성과 역량을 확인하는 잠재적 평가 면접과 사고력ㆍ추론능력ㆍ창의성ㆍ의사소통 능력등의 역량을 확인해 지원 학과에서 추구하는 인재상 부합 여부를 평가하는 전공 적합성 면접이 이뤄졌다.

지난 4일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5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인성평가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안양옥 한구교원단체총연합회장의 기조 강연을 듣고 있다. 이 날 참석한 서울교대ㆍ서울여대ㆍ포스텍(포항공대)ㆍ한동대ㆍ한양대 등 5개교의 입학사정관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인성평가도 학생부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제공=서울여대］

한양대는 특이했다. 국중대 한양대 입학총괄팀장은 “우리 대학 학생부종합전형은 면접도 자기소개서도 없이 학생부만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입학사정관전형이 거듭되니 사교육 탓인지 자기소개서는 가공된 것들이 꽤 보이더라”며 “그래도 감동 있는 20%의 학생부에 확인을 하고 싶더라”고 말했다. 사정관이 확인하고 싶게 만드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서울여대는 서류ㆍ면접전형으로 나누어 인성평가를 시행한다. 면접은 개별ㆍ발표 면접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미경 서울여대 입학 전형 전담 교수는 “학생부를 보다 보면 제자를 위해 두루뭉술한 정의적(情誼的)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더라”며 “학생부에서 왜 이런 평가가 나왔는지 교사가 기술하고 행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면접은 참신한 대답이 끌리더라”고 털어놨다.

이 교수는 4개의 제주도 지도가 주어지고 생각을 묻는 발표 면접에서 군데군데 관광지가 표시된 지도를 고른 학생이 밝힌 이유를 들었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해당 수험생은 “아이들과 수학여행 전 사전답사를 같이 올 건데 관광지가 궁금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한 이 교수는 “대답이 참신하고 제자를 배려하는 수험생의 대답이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회고했다.

입학사정관들은 인성 평가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학업 성적, 적성, 인성 못잖게 잠재성이라고 했다. 이들은 “인성 평가에서는 단순히 착한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닌 만큼 창의성도 중요하다”며 “기술된 학생부와 지원 학과에 부합하는 솔직한 자기소개서와 면접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