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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스웨덴 억만장자와 영국 백만장자의 ‘부동산 대첩’, 승자는?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스웨덴의 억만장자와 영국의 백만장자가 부동산 개발을 둘러싸고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 문제는 주 의회에까지 상정됐다. 의원들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

대결의 주인공은 글로벌 패션기업 H&M의 수장 스테판 페르손(Stefan Perssonㆍ67) 회장과 전통의 부동산 재벌 해리 히암스(Harry Hyamsㆍ87)다. 페르손 회장이 히암스보다 나이는 스무 살 어리지만 거꾸로 자산은 50배 넘게 더 많다. 페르손 회장의 자산은 244억 달러(약 26조6000억원)로 세계 25위의 부호지만 히암스의 자산은 4억7000만 달러(약 5200억원)로 상대적으로 ‘소박’하다.



싸움은 페르손 회장이 영국 남부의 윌트셔(Wiltshire)주 램스버리(Ramsbury) 마을에 자신의 대저택을 짓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램스버리는 인구 1900명(2011년 기준)의 작은 마을로, 페르손 회장은 이곳 일대에 4000만㎡(1200만평)에 달하는 땅을 갖고 있다. 그의 사유지에는 농장과 사냥터, 낚시터 그리고 맥주 공장과 술집 등 각종 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램스버리 외곽에도 3400㎡(1030평) 규모의 저택을 갖고 있다. 사실상 페르손 회장이 ‘램스버리의 대지주’나 다름없는 셈이다.

내친김에 페르손 회장은 여기에 316만㎡(96만평) 규모의 3층 짜리 대저택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저택에는 9개의 침실과 수영장, 온실, 정원, 테니스 코트 그리고 12대까지 보관할 수 있는 차고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스테판 페르손 회장은 이미 램스버리 외곽에도 그의 저택을 갖고 있다


이 소식을 듣고 가장 분노한 이가 바로 이웃주민 히암스였다. 히암스는 “페르손이 대저택을 지으면 평소 겨울철마다 해왔던 꿩 사냥을 못하게 된다”며 건립을 반대했다. 저택을 짓기 위해선 그 일대의 포플러 나무를 대량으로 베는 것이 불가피한데 이 점이 사냥의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페르손 회장의 대저택 건립 꿈은 벽에 부딪혔다.

히암스 역시 ‘램스버리 매노르(Ramsbury Manor)’라 불리는 저택에서 반세기 넘게 살아온 이 마을의 터줏대감이다. 17세기에 지어진 램스버리 매노르는 1966년까지 ‘영국에서 가장 비싼 집’으로 기네스 북에 등재됐을 만큼 호화 저택으로 유명하다. 1965년 5월, 미국 부동산 업자가 186만㎡(56만평) 규모의 주변 땅까지 포함해 이 집을 65만 파운드(약 10억8000만원)에 사들였고, 이후 히암스 손에 넘어갔다.

해리 히암스의 자택 램스버리 매노르의 모습


사유지 개발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페르손 회장과 스포츠 활동권을 주장하는 히암스 간의 팽팽한 갈등이 지속되자 결국 윌트셔주 의회가 나섰다. 그리고 의원들은 지난 달 29일, ‘포플러 나무는 주변 경관과도 어울리지 않고, 일부는 썩어 바람에도 쉽게 훼손될 만큼 상태가 심각하다’는 페르손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결국 대저택 건립을 놓고 벌인 스웨덴 억만장자와 영국 백만장자 간의 자존심 싸움은 억만장자의 승리로 끝이 났다. 히암스의 반대를 뚫고 건립 허가를 받아낸 페르손 회장은 대저택을 관리할 6명의 풀타임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싸움에서 진 히암스는 사실 부동산 업계에선 전설적인 존재로 평가된다. 1960년대 런던에서 대규모 부동산 거래로 돈을 벌어들였다. 런던의 심장부에 자리잡은 35층짜리 건물 센트럴 포인트도 그의 손에 의해 탄생됐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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