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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인사이드] 3조弗 움켜쥔 원유시장 인포리치

간단한 계산 하나 같이 해 보시죠. 세계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생산된 원유는 하루 평균 9287만 배럴, 한 해 동안 338억9755만 배럴(1배럴은 159ℓ정도)이 시장에 풀렸습니다. 이 원유의 가격은 총 얼마일까요.

최근 2∼3개월 추세만 보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50∼60달러 정도일 겁니다. 하지만 캠브리지에너지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3대 유종(두바이유ㆍ북해산브렌트유ㆍ서부텍사스유)의 평균가격은 배럴 당 99.7달러입니다. 여기에 수량을 곱하면 약 3조4000억 달러에 이릅니다.

연간 3조달러가 넘는 원유시장에서 파생된 석유화학제품들의 총 가치까지 합하면 규모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커집니다. 이 ‘가격’은 개인이 혼자 정하지 않습니다. 생산자ㆍ선물 혹은 현물거래자 등 수많은 시장참여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런데, 이처럼 불특정다수의 컨센서스로 정해진 원유 및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을 종합해서 전달하는 곳은 사실상 정해져 있습니다.

바로 글로벌 가격정보 제공업체입니다.

많아봐야 2곳내지 3곳정도인데요. 연간 최소 3조달러가 넘는 에너지시장의 정보가 모두 모이는 곳입니다. 그 중 한 업체가 미국의 플래츠(Platt‘s)입니다. 대한석유협회는 홈페이지에서 플래츠를 “현재 석유시장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가격기준으로, 전 세계 원유가격 산정지표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합니다.

매년 글로벌 에너지업계 상위 250개 업체의 랭킹을 정하기도 하는 플래츠는 맥그로힐파이낸셜(McGRAW HILL FINANCIAL)이란 기업의 자회사입니다. 이 기업은 국제 신용평가업체인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와 마케팅정보업체 JD파워도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이 기업의 실질적 소유주는 해롤드 맥그로 3세(67) 입니다. 통칭 ‘테리 맥그로’로 불립니다. 맥그로힐파이낸셜의 비집행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맥그로 가(家) 일원입니다.


현재의 맥그로 가를 있게 한 제임스 H 맥그로<사진>는 1917년 ‘맥그로힐퍼블리싱’이란 출판사를 세워 사업전선에 뛰어듭니다. 맥그로힐파이낸셜의 모기업이지요. 사세를 키워 1950∼1960년대에 플래츠와 S&P를 각각 편입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집안은 포브스가 집계한 미국 부자가문 108위에 올라있습니다. 보유 순자산은 21억달러 정도입니다. 가문 리더 격인 테리 맥그로의 보수는 2013년 기준 862만달러 정도입니다.

테리 맥그로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현재 맥그로는 국제상공회의소(ICC)의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ICC는 전 세계 민간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그는 조지W부시 대통령 시절 인수자문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이 분야의 강자들은 겉으로 보이는 자산에 비해 대외 영향력이 센 편입니다. 플래츠와 맞서는 에너지시장 가격정보업체인 ICIS를 소유한 기업인 리드 엘제비어의 앤서니 햅굿 회장(69)도 그렇습니다. 그는 작년 3월부터 영란은행(영국중앙은행ㆍBOE) 감독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를 “시장의 거물”이라고 평했습니다.

결국 맥그로와 햅굿은 미국과 영국이라는, 세계 에너지시장의 주류무대에서도 그 중심을 차지한 인물들인 셈입니다. 한국의 에너지기업과 관련 분야 ‘리치’들은 어떨까요.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유수입자임에도,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의 대접은 상응하지 않습니다. 정보의 중요성이 갈 수록 커지는 에너지시장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을 저들 인포리치에게서 찾는 건 무리일까요.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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