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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석·박혜나 등 4인, 외국인 스태프 오디션 통해 발탁된 실력파 배우들
‘킹키부츠’의 강홍석
캐스팅 당시엔 낮은 인지도
폭발적 가창력으로 우려 잠재워

‘위키드’의 박혜나
일곱단계 오디션 거쳐 선발
드림걸즈 주인공 캐스팅도

‘위키드’의 김보경
연출가 코너, 아이다 공연관람
열연에 반해 오디션 요청 ‘낙점’

‘원스’의 박지연
이력서에 경력 한줄 없던 신인
외국인들 노래 들은 뒤 “올레”



뮤지컬 ‘킹키부츠’ 1막이 끝난 후 중간 휴식시간. 관객들이 검색창을 열며 빠르게 손을 움직인다. “강홍석이 누구지?”

강홍석은 ‘킹키부츠’에서 오만석과 함께 주인공 롤라역에 더블 캐스팅된 배우다. 강홍석은 오디션 당시 극중 여장남자인 롤라처럼 완벽한 여장을 하고 나타나 외국 스태프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캐스팅 발표 당시에는 낮은 인지도 탓에 우려도 나왔지만, 그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이를 말끔히 잠재웠다.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아이돌 등 유명 연예인들이 뮤지컬 무대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뮤지컬 제작사들도 안정적으로 티켓을 팔 수 있어 인기 연예인을 선호한다. 하지만 막상 뮤지컬 경험이 없는 연예인들이 무대에 오르면 어색한 연기와 노래로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강홍석처럼 외국 스태프들이 오디션을 통해 발탁한 실력있는 배우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종환 CJ E&M 차장은 강홍석의 캐스팅과 관련 “국내 뮤지컬 관객 대부분이 여성이라 남자 배우 캐스팅이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고민을 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해외 스태프들을 믿고 제작사 입장에서는 ‘도전’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선스 뮤지컬이 국내에서 공연될 경우 보통 배우 선발 오디션에 해외 연출가, 음악감독 등이 참가한다. 외국 스태프들은 지원자가 국내에서 얼마나 유명한 배우인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인지도, 학벌, 연줄에 상관없이 실력만 보고 선발하게 된다.

외국 스태프가 발탁해 신데렐라가 된 대표적 사례는 ‘위키드’의 박혜나다. 박혜나는 ‘위키드’에서 옥주현과 엘파바역에 더블 캐스팅이 되기 전까지 그리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다.

‘위키드’의 연출을 맡은 리사 리구일로는 7단계에 걸친 오디션을 거쳐 박혜나를 선발했다. 박혜나는 ‘위키드’ 이후 ‘셜록 홈즈’에 이어 오는 26일 개막하는 ‘드림걸즈’의 주인공 에피역을 맡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위키드’의 또다른 주인공 글린다역으로 활약한 김보경 역시 외국 연출가 눈에 띄어 주인공 반열에 올랐다.

‘미스 사이공’의 연출가 로렌스 코너는 2005년 국내에서 ‘아이다’ 공연을 관람했다. 그는 ‘아이다’에서 조연인 노예 네헤브카역의 김보경을 점찍었다.

이듬해 국내에서 초연한 ‘미스 사이공’의 주인공 킴역에는 당시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포함 1000여명이 오디션에 지원했다. 정작 김보경은 1차 오디션에 지원하지 않았지만, 로렌스 코너의 요청으로 오디션을 봐 주인공을 따냈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원스’의 여주인공 박지연은 2010년 ‘맘마미아’ 오디션을 볼 때까지 이력서에 경력 한줄 없던 신인이었다.

박지연은 영화 ‘맘마미아’의 주인공 아만다 사이프리드처럼 웨이브 진 머리를 하고 오디션장에 등장했다. 박지연의 노래를 들은 외국 스태프들은 ‘올레’를 외치며 소피역에 캐스팅했다.

최승희 신시컴퍼니 홍보팀장은 “경력 하나 없이 오디션을 보러온 지원자의 99.9%는 실제로 별 볼 일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박지연처럼 0.1%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오디션을 볼 때 서류면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뮤지컬에서 방송, 영화로까지 진출한 박해미와 홍지민 역시 외국 스태프들의 추천으로 캐스팅됐던 실력파 배우들이다.

박해미는 2004년 ‘맘마미아’오디션을 볼 때만 해도 인지도가 낮은 배우였다. 해외 스태프들은 “박해미가 주인공 도나역에 딱”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국내 제작사 측은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박해미는 드라마 ‘하늘이시여’등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홍지민은 2009년 ‘드림걸즈’국내 초연 때 작곡자인 헨리 크리거의 극찬을 받으며 오디션에 합격했다. 앙상블(군무, 합창을 맡은 배우)에서 차근차근 주인공까지 올라온 홍지민은 그해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홍지민은 지난해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앙상블 출신이 주인공까지 오르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하지만 외국 연출가들은 편견없이 오디션을 보기 때문에 박혜나 같은 배우가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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