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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산업ㆍ아시아나항공 회수 나선 박삼구 회장…자금력ㆍ국적항공사 경영자격 입증이 숙제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금호산업 매각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박삼구 회장의 노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우선매수권과 경영의 연속성 등을 감안할 때 박 회장의 인수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당장 인수자금 마련과 함께 일부 자본잠식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땅콩회항’으로 국적항공사 대주주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날카로워진만큼 자칫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지배자격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박 회장은 채권단이 매각할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우선매입할 권리를 갖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를 가진 최대주주다. 박 회장은 5년 전 사재 거의 전부를 회사를 위해 내놨다. 채권단은 2010년 금호그룹 지원에 앞서 “박 회장 등 대주주들이 보유 주식 담보제공 및 의결권 처분을 포함, 집만 제외하고 모든 부동산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 등으로부터 자금을 끌어올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 하지만 해외자본이면 곤란해진다. 항공법 114조는 외국법인이나 단체, 또는 이들이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에게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불허하고 있다. 인수전에 외국자본이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박 회장에게도 하나의 제약조건이다.

추후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 안정성을 유지할 여력이 있을 지도 입증해야 한다. 항공법에서도 항공면허조건으로 자본력을 따질 정도로 항공사 경영에서는 재무구조가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 금호산업의 펀더멘털로는 다소 부족하다. 금호산업이 지난 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채권단의 채무조정 덕분이 다. 작년 3분기말 재무제표를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줄었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보유현금이 급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해 3분기말 기준 자본총계(별도기준)는 자본금 9755억원보다 1700억원 이상 적은 8026억원으로 부분적 자본잠식 상황이다. 최근 저유가로 실적 개선 기대가 높지만, 유가가 반등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외화차입이 많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부담이 크다. 금호산업의 펀더멘털을 강화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도 개선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 숙제인 셈이다.


박 회장과 금호산업이 추진중인 금호고속 인수전도 변수다. 금호산업은 보유중이던 IBK투자증권-케이스톤컨소시엄 지분 1억 5000만주(지분율30%) 전부를 2013년말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에 매각하고 1782억원의 현금을 가져갔다. IBK투자증권-케이스톤컨소시엄은 금호고속 최대주주다. 그런데 금호고속이 싸게 팔려 금호산업에서 산 값을 밑돌면 아시아나항공에까지 부담이 된다. 금호고속을 최대한 낮은 가격에 인수하면서도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을 주지 않을 묘안이 필요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여객을 운송하는 항공업에서 재무적 안정성은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 무리한 운항이 빈번해지면 그만큼 사고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실적이 악화되면서 조종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지난 해 이기일 항공안전정책연구소 소장이 내놓은 ‘국내 민간항공 조종사 비행안전실태 연구’를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조종사의 피로도를 높이는 연간 950시간 이상 비행하는 조종사가 대한항공은 16.5%인 반면 아시아나는 무려 51.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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