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중소기업 R&D 지원사업의 개발성공률은 96%에 달하는데, 그중 사업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47.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이 사업성보다는 성공확률이 높은 안전한 과제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핀란드 사례를 통한 중소기업 R&D 지원시스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중소기업 R&D사업의 혁신성을 높이려면, 핀란드와 같이 성실실패를 용인하는 지원방식을 도입하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중소기업 R&D 지원제도가 혁신적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R&D 지원과제 개발성공률은 96%인데 반해, 사업화율은 47.2%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혁신적이고 파급력이 크지만 리스크가 있는 과제보다 안전하고 쉬운 과제 위주로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혁신적 중소기업들을 다수 배출한 핀란드는 핀란드 기술혁신투자청(Tekes)을 통해 도전적ㆍ혁신적인 사업들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핀란드는 보조금과 대출형태로 R&D사업을 지원하는데, 성실하게 연구를 수행했는데도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기업들에게는 대출기한을 최장 20년까지 연장하거나 상환을 면제하고 있다. 이른바 ‘성실 실패’를 관대하게 용인하는 것이다. 한경연은 우리나라도 현재 보조금 지원 방식에서 대출 형태 지원으로 선택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R&D 사업은 저금리 대출로 지원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도전적 혁신적 사업은 현재 보조금 방식을 유지하는 식이다.

중소기업 R&D사업의 허술한 통합관리체계도 사업화율을 낮추는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는 연간 2조5000억원을 중소기업R&D지원에 투입하고 있는데, 부처와 사업간 통합관리가 허술해 중소기업 한곳이 여러 지원사업에 중복참여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중소기업 R&D사업에 참여하는 정부부처만 중소기업청,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산자원부 등 19개에 이른다. 반면 핀란드는 R&D 지원 대상 기업의 선정부터 지원·모니터링·평가 전 과정을 Tekes가 통합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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