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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김양규]금융당국도 ‘이참에’ 반성해 보시길
지난 2011년 가을 쯔음으로 기억된다. 당시 하이카다이렉트 허정범 사장 등 회사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을 방문했다.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돼 향후 자본금 증자 등 재무구조개선방안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금융당국을 방문한 하이카다이렉트 관계자들은 자금확충방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자리에 참석한 금융당국 한 관계자가 “이참에 현대해상과 합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특히 허 대표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을 것이다. 하이카다이렉트가 결국 출범 10년만에 문을 닫고 현대해상과 합병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대해상은 지난 2005년 독립법인으로 하이카다이렉트를 설립, 대형사 중 온라인자동차보험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현대해상이 온라인자동차보험 사업을 독립법인을 통해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당시 온라인자동차보험 시장이 급성장 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이에 온라인자동차보험 시장 선점을 위한 현대해상의 전략이 숨어 있었다. 하지만 독립법인으로 설립한 후 시장 상황은 급격히 변했다. 시장에 진출하지 않겠다던 삼성화재가 전략을 바꿔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보험 상품 판매에 나섰고, 동부화재 등 대형손보사들도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설상가상으로 차보험 손해율마저 급격히 악화됐다.



시장에 진출하던 2005년 당시만해도 온라인자동차보험의 혁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부푼 기대와 달리 악몽이 시작됐다. 독립법인은 회사내 사업부제로 운영하는 것에 비해 비용부담이 클수 밖에 없다. 게다가 경쟁사의 대거 온라인자보 시장진출로 하이카다이렉트는 당초 예상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했다. 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 경영난이 가중됐지만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상을 억제만 시켜왔다. 소비자부담 완화란 명분과 논리는 약하다. 보험료 결정은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데 금융당국은 이를 철저히 배제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장에는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각종 부작용이 야기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하이카다이렉트는 희생양이 된 셈이다. 금융당국의 포퓰리즘식 정책 추진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했는지 되 짚어봐야 한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당시 현대해상의 온라인자보 별도 법인 설립에 반대했던 금융당국의 책임자는 최근 M손보사에서 업무총괄을 맡고 있다. 반대로 현대해상과 합칠 것을 제안한 금융당국자도 현재 또 다른 M손보사의 업무총괄을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현재 손보사를 경영하고 있는 셈인데 생각의 차이는 큰 것 같다. 금융당국자의 의지에 따라 금융회사의 정책과 전략은 달라진다. 때문에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시에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단언컨데, 금융당국은 하이카다이렉트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금융당국의 오기(?)가 시장에 얼마나 쓰라린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그야말로 ‘이참에’ 크게 반성해보길 기대한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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