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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구단 부산 자이언츠?
CCTV사찰 등 팬들 실망감
프로야구 첫 시민구단 추진
기획단 6일 첫 공청회
구단 진정한 반성·변신만이 해법



롯데의 프로야구단 운영에 실망한 일부 부산시민들이 롯데 자이언츠를 시민구단으로 전환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산 자이언츠 협동조합 설립추진기획단(이하 기획단)은 오는 6일 오후 3시 부산 YMCA 17층 대강당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시민구단 전환을 주제로 첫 공청회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기획단은 협동조합 설립을 통한 프로야구단 운영을 제안하고, 시민과 야구팬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협동조합 방식의 프로 시민구단 설립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CCTV 사찰과 관련한 논란에 고개숙여 사과하는 박준서, 이종운 감독, 이창원 대표이사, 이윤원 단장/OSEN

사상 초유의 프로야구팀의 시민구단 추진 움직임은, 롯데의 구단 운영에 대한 팬들의 불만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팀의 간판선수인 이대호가 7관왕을 차지하고도 불과 몇천만원 때문에 자존심을 상한 뒤 일본으로 건너갔고, 5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갔던 팀이 실망스런 경기끝에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간의 불협화음 문제가 논란이 되던 무렵, 롯데 구단측이 선수단에 ’CCTV 사찰‘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팬들의 분노와 실망이 극에 달했다. 기획단이 구성된 것도 이 무렵이다.

기획단 언론담당인 한승협 부산여대 교수는 “롯데 자이언츠의 진짜 주인은 부산시민이고, 많은 야구팬이 롯데구단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한계에 도달한 롯데의 구단 운영 방식을 바꾸고 투명한 구단 경영을 실현하고자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단은 시민구단 ‘부산 자이언츠’(가칭)의 모델로 스페인 프로축구 구단인 ‘FC바르셀로나’를 들고 있다.

FC바르셀로나는 소비자 협동조합 형태로 19만 명의 조합원이 연회비 177 유로(약 22만원)를 출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산 자이언츠’는 30만 명 회원이 30만원씩 출자해 900억원의 출자금을 모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론상 가능해보이지만 쉽지 않은 규모다. 한국 프로축구나 일본의 몇몇 프로팀이 시민구단으로 운영되지만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무엇보다 롯데가 구단을 팔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구단측도 시민들의 이런 움직임을 무시하기 보다는 ‘따가운 채찍질’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공청회에 참석하지는 않지만, 이런 시민구단추진 움직임을 지켜보며 경각심을 갖고 구단 운영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CCTV 사찰과 부진한 성적이 어우러지면서 야구를 사랑하는 부산팬들의 실망감이 커져서 비롯된 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구단측의 설명에 부산팬들이 바로 동의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사찰파문 이후에도 감독선임이나 코칭스태프 구성 등에서 환골탈태하려는 움직임을 읽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올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사태(?) 해결의 시작이자 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단은 오는 6일 1차 공청회 이후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자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2차 공청회를 계획하고 있다. 2차 공청회 때는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기획단에는 롯데 팬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협동조합, 청년단체 관계자, 대학 교수, 공인회계사 등 1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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