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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리허설 공개…김선 김선국제오페라단장]“오페라가 지루하다는 편견 깨야죠”
젊은이들 많이 봐야 오페라 발전
농구장 스크린 영상 등 적극 홍보



지난달 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김선국제오페라단의 오페라 ‘춘향전’ 개막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이 한창이다. 실제 공연과 똑같은 의상을 입고 분장을 한 가수들이 노래를 불렀다. 리허설인데도 관람객이 있다. 대부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다. 본공연 VIP석은 25만원에 달하는데 리허설은 1만원의 입장료만 받았다.

김선 김선국제오페라단장(55·사진)은 “외국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리허설 공개 등을 많이 하는데 국내에서는 그런 사례를 보기 어렵다”며 “오페라가 발전하려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봐야 한다는 생각에 리허설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김선국제오페라단은 2012년 창단해 지난해 창단 연주회를 연 신생 단체다. 지난해 11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이어 올해 ‘춘향전’을 선보였다.


두 공연 모두 최종 리허설 공개는 물론 만 29세 미만 청년에게는 티켓 가격의 30%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리허설 때는 학교에서 단체로 버스를 대절해 보러 왔고, ‘춘향전’은 방학 때라 단체는 없었지만 엄마들이 애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김 단장은 “유치원생들이 와도 두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보고 간다”며 “어린 아이들은 지루한 것을 참지 못하는데 그만큼 오페라가 재미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리허설 공개 뿐만 아니라 ‘춘향전’을 알리기 위해 농구장이나 은행 지점에 있는 스크린에 홍보 영상을 띄우고, 주유소에 현수막을 내거는 한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적극 홍보에 나섰다. 뮤지컬만 찾는 젊은 사람들에게 오페라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시도다.

‘오페라 전도사’ 김 단장은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활동했던 오페라 가수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 국립합창단에 입단했지만 솔리스트가 되고 싶어 1983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오페라 ‘유쾌한 과부’공연을 준비하면서 만난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와 결혼했고, 오페라 가수를 그만둔 이후에는 오페라 기획자로 활동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소천(召天)을 계기로 30여년 만에 귀국을 결심했다. 그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즐거움을 주기 위해 오페라단을 창단했다.

김 단장은 “우리나라에는 노래 잘하는 사람, 실력있는 오케스트라 단원 등 인재가 많다”며 “이같은 자원을 잘 활용해 오페라가 지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앞으로 성경에 나오는 인물이나 탈북자를 주제로 한 창작 오페라와 함께 이탈리아의 정통 오페라를 차근차근 선보일 계획이다. 김선국제오페라단의 상임 지휘자를 맡고 있는 남편 카를로 팔레스키가 창작 오페라를 위한 곡을 쓰고 있다.

김 단장은 “한국에서는 새 작품을 할 때마다 무대를 새로 만들어야 하지만 외국처럼 무대, 합창단, 직원, 연기자 등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오페라극장이 있으면 제작비와 티켓값을 낮출 수 있다”며 “규모가 작더라도 오페라극장을 갖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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