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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의 상처를 안은 땅…우주서 바라보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대지는 침묵한다. 전쟁의 상흔을 안고 묵묵히 제자리에 있을 뿐이다. 대지는 다시 침묵한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지난해 11월 6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이란과 이라크의 국경지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1988년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은 끝났지만 군사시설의 흔적, 포탄이 떨어진 자국, 화기로 부서지고 갈라진 대지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전쟁의 상처를 한 번이라도 봐 달라며 시위라도 하듯이.

사진 우측 상단은 이란 좌측 하단은 이라크인데 연필로 낙서한 듯한 무늬는 모두 전쟁의 상처다. 승자 없는 9년 간의 전쟁은 이미 27년 전 끝났지만 적의 사격이나 폭격으로부터 화기와 장비를 방호하기 위한 진지와 참호 등이 밀집한 자국은 지금도 선명하게 있다. 국경에 가까워질 수록 과거 석유 시설과 군사시설이 남긴 대지의 상흔도 뚜렷해진다. 


1980년 이라크군은 이란을 전격 침공했다. 1975년 이란과 체결한 국경협정을 이란이 파기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당시 이란은 페르시아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샤트 알 아랍 수로의 지배권과 호르무즈 해협 3개 도서의 지배권을 이라크가 갖는다는 국경협정에 합의했었다. 하지만 4년 뒤 이같은 국경협정을 파기했다. 이후 이란이 혁명으로 인한 후유증이 가시지 않을 즈음 이라크가 이란을 침공했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이란의 도시 3곳을 점령한 뒤 휴전을 제안했다. 하지만 호메이니 이란 대통령은 거절했다. 전쟁은 군사적 열세를 느낀 이란이 유엔의 정전 결의안을 받아들이면서 결국 종료됐지만 이미 전쟁에서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 뒤였다.

한편 ISS 우주항공사들은 처음 이란과 이라크의 국경지대를 보고선 ‘석유 관련 시설이 밀집돼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NASA 측은 “사진 분석을 통해 전쟁의 흔적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며 덧붙였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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