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제유가(브렌트유) 하락에 해체 수순 밟는 북해 브렌트유전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국제유가 기준 지표로 삼는 ‘브렌트’ 원유의 어원인 북해 브렌트 유전이 결국 해체 수순을 밟는다.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사이 브렌트유 가격은 반토막났고, 다국적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이하 셸)은 채산성이 떨어지는 북해의 원유생산 시설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셸이 원유 생산 플랫폼인 ‘브렌트 델타’ 해체 계획을 3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며, 다른 기업들의 브렌트 유전 해체 소식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보도했다.

브렌트델타(이하 델타) 해체 작업은 영국 사상 최대 규모이자, 앞으로 30년에 걸쳐 진행될 북해유전 해체의 첫 삽이다.

셸을 비롯해 굴지의 석유기업들이 북해유전에서 운용하는 총 길이 1만㎞에 이르는 송유관과 유정(油井) 5000개, 석유 생산 플랫폼 470개의 대부분을 앞으로 30년에 걸쳐 해체한다. 이를 위해 2040년까지 총 400억 달러(66조원)가 투입된다.

브렌트유전 해체가 본격화되면 ‘공급과잉’으로 하락한 국제유가 회복에도 영향을 줄 지 관심을 끈다.

이와 관련 2일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배럴당 1.54달러(2.9%) 상승한 배럴당 54.53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산유국 미국의 석유업계 노조가 35년만에 총파업에 나서며 공급이 줄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가는 최근 오름세를 타고 있다. 

셸은 2011년부터 생산을 중단한 델타 플랫폼을 시작으로 북해 30개 생산플랫폼을 모두 해체하게 된다.

내년 본격 개시하는 델타 해체는 어마어마한 작업이다. 델타는 해저로부터 총길이가 약 300m로 에펠탑만하고, 상부 구조를 지탱하는 다리 각각은 빅벤(런던 시계탑)만 하며, 해저 원유 저장탱크는 올림픽 수영 경기장과 맞먹는 시설이다.

셸은 우선 시추 굴착장비를 포함해 해수면 위로 높게 솟아오른 2만35000톤 무게의 철강구조물을 제거한다. 여기에는 초대형 해양플랜트 설치선인 ‘피터 쉘터 (Pieter Schelte)’호가 동원된다. 이 선박은 보잉747기의 다섯배 길이, 적재량 4만8000톤을 자랑하는 쌍동선이다. 피터 쉘터호가 델타 양편에 위치를 잡아 강력한 수압장비를 해저로 내린 다음 10초안에 델타 상부 구조물을 가뿐이 들어 올려 배에 싣고, 그로부터 612㎞ 떨어진 잉글랜드 북부 티스사이드로 이동시킨다. 셸은 상부 구조물의 97%를 재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스사이드에서 해체된 철골은 다이아몬드 커팅기, 세탁기 부품 등에 재활용될 예정이다.

이 해체작업에는 20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된다.

문제는 하부 구조물이다. 다리 구조물은 높이 165m, 넓이 18m이며, 총 16개 원유 저장탱크는 올림픽 수영장을 다채울 만한 용량의 원유를 담을 수 있다. 셸은 이를 뽑아내지 않고, 그대로 두는 실용적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리 구조 위에 등대를 달거나, 선박 규정에 따라 해저로부터 50m만 남기고 잘라내는 방법 등 2가지 방안이 고려 대상이다.

이 프로젝트 담당 알리스테어 호프 이사는 “게임체인징 기술이며, 브렌트 같은 대형 플랫폼을 철거하는 데 최상의 방법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코코노필립스는 영국 기후변화에너지부에 북해 유전 사업 철수 계획 초안을 제출했으며, 일부 유전에 대해 생산 중단 허가를 얻었다.

노르웨이해 끝에서 영국 셰틀랜드 동부 해저 200㎞에 이르는 해저유전인 북해유전은 1971년 발견됐으며, 영국을 석유수출국으로 자리매김시켰다.

하지만 영국 예산책임청에 따르면 남은 매장량은 100억 배럴에 불과하고 유전수입도 2040년까지 616억파운드에 그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