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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수위 높이는 두산그룹…‘예방주사’로 면역력 강화나선 듯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두산그룹이 구조조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력사 인력감축에 더해 일부 부실계열사에 대한 정밀진단까지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대대적인 수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두산 측은 어려운 업황 속 실적개선을 이뤄내기 위한 ‘예방’이라는 설명이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가 세 자릿수의 희망퇴직에 나선 것으로 전하고 있다. 나이 직급과 무관하게, 연구개발(R&D) 인력을 포함한 사무직 사원 전체(3200명)가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해 말 두산중공업에서도 희망퇴직을 실시, 약 200여명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의 최근 상황을 보면 뭔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의 2014년 3분기 누적실적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7131억원, 세전이익 357억원이다. 전년동기의 5조8503억원, -327억원보다 나쁘지 않다. 그런데 해외자회사 등을 제외한 별도기준으로는 매출 3조1514억원, 세전이익 -180억원이다. 전년동기의 2조9449억원, -509억원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적자다.

영업현금흐름을 봐도 마찬가지다. 연결기준으로 작년 3분기말 587억원이다. 전년동기의 2690억원보다 크게 줄었지만 그나마 플러스다. 하지만 별도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작년 3분기말 -1722억원으로 전년동기의 -968억원보다 현금부족분이 더 불어났다. 추가적인 악화를 막기 위해 국내부분의 비용감축이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두산중공업도 작년 3분기 매출이 13조1189억원, 전년동기(14조2520억원)보다 줄었고, 세전이익은 485억원 흑자에서 55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현금흐름도 -7681억원으로 전년동기(-1조2972억원)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현금부족 상황이다.

그나마 자회사 등을 제거한 별도재무제표로 보면 작년 3분기 매출은 3조8661억원으로 전년동기(4조8915억원)보다 크게 줄었지만, 세전이익은 여전히 650억원(전년동기 1522억원)의 흑자를 유지했다. 영업현금흐름도 -3962억원으로 전년동기(5316억원)보다 줄었고, 그나마도 1252억원의 법인세 납부 탓이 컸다. 두산인프라코어보다는 적지만 인력감축 필요했던 이유가 짐작이 간다.

결국 두 회사 모두 성장정체에 따른 몸집 축소, 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예방 차원의 구조조정이 필요했던 셈이다.

최근 외부에 재무컨설팅 용역을 의뢰한 두산엔진도 마찬가지다. 매출은 정체인데, 세전이익에 이어 영업손익마져 적자전환했다. 유동부채가 불어나면서 금융비용 지출은 더 늘고, 영업현금흐름 부족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나 두산중공업보다 자본대비 부채규모가 적어 재무적 부담은 덜하다. 다만 조선업황 부진으로 선박용 엔진시장도 얼어붙은 상황에서 허리띠를 조여야 할 처지가 된 모습이다. 특히 최대 고객사이자 지분 8.06%를 가진 주주사인 대우조선해양이 보유지분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 알려진 것도 변수다. 두산엔진으로서는 어디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 지 외부의 조언이 필요할 수 있다.

두산건설도 작년 3분기말 기준 전년동기대비 매출성장도 이뤄냈고 영업손익도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금융비용 부담으로 순익은 4년째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미국 밥캣(Bobcat) 인수부담에서는 상당부분 벗어났지만, 뒤이어 닥친 업황부진의 늪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불황에 맞춰 몸집을 최적화하고, 지속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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