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오후 1시45분께 육군훈련소 소대장 김현수(32) 상사는 송 모 훈련병과 함께 육군훈련소 수류탄교육장 투척호에 들어섰다. 수류탄을 손에 쥔 송 훈련병은 안전핀을 제거하고 “던져”라는 통제구령에 따라 수류탄을 던지고 나서 전방을 주시했다. 그러나 앞으로 던졌다고 생각한 수류탄은 김 상사가 서 있는 투척호에 떨어졌다. 안전핀이 제거된 수류탄이 폭발하기까지의 시간은 불과 4∼5초.
김 상사는 본능적으로 “호 안에 수류탄”을 외치며 송 훈련병을 투척호 밖으로 넘긴 뒤 자신의 몸으로 감싸 안았다. 1초도 안 돼 수류탄은 투척호 안에서 폭발했고 고막이 터질 듯한 굉음이 났으나 두 사람은 모두 무사했다. 2003년 이후 육군에서 훈련병의 실수로 떨어진 수류탄을 처치공(구멍)에 밀어 넣어 인명을 구한 사례는 4건이 있었다. 하지만 투척호 내부에서 수류탄이 터지고도 간부와 병사가 다치지 않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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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육군훈련소제공) |
송 훈련병은 “모든 일이 눈 깜짝할 새 벌어졌다”며 “수류탄 폭발 직전의 위험 속에서도 저의 안전을 먼저 챙겨주신 소대장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육군훈련소는 훈련병을 구한 김 상사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그는 “평소 훈련한 대로 조치했을 뿐”이라며 “언제, 어떤 상황에서나 훈련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이 소대장인 나의 기본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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