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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트렌드 리포트]<10ㆍ끝>요우커 마케팅, 2014년은 시험단계ㆍ2015년이 ‘본게임’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요우커(旅客ㆍ중국인 관광객)는 유통업계의 한 뿌리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요우커를 잡는 일은 유통업계 생사 열쇠가 됐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강한 구매력을 토하는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했다”, “2014년은 중국인 대상 마케팅의 시험단계였다. 올해가 본게임이다”.(유통업계 관계자들)

2014년 국내 유통업계가 경험한 중국인 관광객 중요성은 ‘별 다섯개’로도 모자라다. 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소비자들의 지갑의 지갑은 좀체 열리지 않는 상황. 이 같은 내수시장의 저성장의 답답함을 한 번에 틔워준 것이 바로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다. 

우리나라를 찾는 요우커는 해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187만명이었던 요우커는 지난해 600만명을 넘어섰다. 2013년(423만6869명)에 비해서 41.6% 증가했다.

주요 방문 목적은 쇼핑이다.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의 주요 활동은 1위가 쇼핑(87.1%)이고 식도락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덕분에 유통업계 내에서 요우커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졌다. 엔저의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 내에 일본인의 비중이 줄어든 것도 한 몫을 했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에서 나왔고, 백화점가를 찾는 요우커의 매출은 최근 몇해 세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더니 전체 외국인 매출의 반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유통업계의 화두에 대한 질문에 2015년에는 더욱 본격적인 ‘요우커 몰이’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곳곳으로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서다. 유통업계의 외국인 고객 중 중국인에 대한 의존도도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우커의 구매력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대적으로 요우커를 상대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유통업계가 요우커에 특화된 마케팅과 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한국관광공사는 5년 내 중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요우커의 지갑을 열기 위한 2015년판 유통업계의 경쟁은 춘절(春節)을 기점으로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매출의 반이 ‘차이나머니’…유통업계 요우커 의존도↑=서울의 대표적인 쇼핑명소인 명동에서는 한국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명동 상권의 주고객은 내국인이 아닌 중국인 관광객이다. 내국인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간판과 광고, 제품설명을 모두 중국어로 만들어 요우커 장사에만 집중하는 매장들도 많다.

젊음의 거리로 통했던 홍대거리나 가로수길도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서서히 ‘요우커 특화지역’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너무 많아서 가로수길은 안간다’는 웃지 못할 농담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오갈 정도다. 성형관광, 웨딩관광 등이 유행하면서 신사~압구정~청담동 등 강남 상권도 중국 관광객의 씀씀이에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대형유통채널의 요우커 의존도는 지난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요우커의 구매력에 힘입어 내수부진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을 잠정 집계한 결과 전체 매출의 53%를 중국인이 차지했다.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상반기 전체 매출의 60%가 중국인에게서 나왔다.

소비심리 저하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요우커의 등장으로 겨우 숨통이 트인 분위기다. 특히 춘절, 국경절 등 중국 연휴기간 동안 발생하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많게는 매해 세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본점 기준) 지난해 10월 국경절 기간동안에 외국인 카드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카드 사용(은련카드) 비중은 전년 대비 68.2%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의 은련카드 매출은 앞서 2012년 152%, 2013년 136%, 2014년 상반기 11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1∼11월) 중국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6% 늘었다. 씀씀이도 남달라 일부 중국인 고객들의 경우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금액을 결제, 국내 유통업계의 새로운 ‘큰 손’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비교적 관광객의 발길이 잦지 않은 대형마트에서도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국경절 기간 은련카드 매출이 전년 대비 23.9% 증가, 아울렛이 밀집한 구로점의 경우 115% 신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마트(서울역점) 역시 같은 기간 은련카드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33% 신장했다.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한국관광공사는 5년 내 중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요우커의 지갑을 열기 위한 2015년판 유통업계의 경쟁은 춘절(春節)을 기점으로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벌써부터 팔 걷어붙인 유통업계, 춘절 맞이 10만 요우커 모시기=연초부터 유통업계는 요우커 모시기에 바쁘다.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6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 연휴를 맞아 나들이를 나온 요우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다. 이번 춘절 연휴 기간에 국내 방문이 예상되는 중국인 관광객은 10만명이 넘는다.

롯데백화점은 춘절 연휴기간을 맞이해 1월24일부터 24일간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초고가 경품행사, 외국인 고객 대상 대규모 사은행사 및 상품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춘절 전후에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을 위해 행사기간도 늘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월3일부터 2월16일까지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진행, 10~30%까지의 할인 혜택과 3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5%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인에게 무료로 패션 숄더백도 제공 중이다. 또 롯데면세점은 전 매장에서 현대차 중형 세단, 말 모양 골드바 등을 증정하는 경품 이벤트를 비롯한 중국인 대상 프로모션을, 워커힐면세점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8’’이라는 숫자로 가격대를 구성한 상품들을 모아 특별 기획전을 진행한다.

요우커는 기존 호텔의 마케팅 문법도 바꿨다. 중국관광객의 취향을 고려한 특급호텔형 ‘요우커 마케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지난해 호텔 업계 처음으로 중국 고객만을 위한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를 판매를 시작했고, 명동에 위치한 세종호텔은 의료관광객만을 위해 죽과 스프 등 건강식으로 구성된 ‘환자식’을 개발했다. 서울 내 대표적인 ‘메디텔’로 알려져 있는 리츠칼튼은 A2층에 위치한 메이클리닉, 페보니아 스파 이용 고객들의 접근성을 위해 진입로 공사도 진행했다.

더욱 까다로워지는 중국인 관광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것이 숙제다. 1억원어치 쇼핑을 하는 강남권의 VVIP 중국 관광객과 선호하는 브랜드가 분명하고 실속 구매를 선호하는 중국 관광객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요우커 마케팅’을 넘어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유통업체 고위 관계자는 “요우커의 취향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국내 많은 기업들이 중국의 실체를 몰라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 처럼 요우커 역시 그 실체를 모르면 백전백패”라고 조언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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