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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플러스, 경품의 두얼굴…고객 정보 231억에 넘겨
[헤럴드경제]대형 유통사인 홈플러스가 경품행사 등을 통해 입수한 2400만여 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여러 보험사에 불법적으로 팔아넘겨 막대한 수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홈프러스 측 해명과 달리 대다수 고객들은 본인 동의 없이 보험사에 신상정보가 넘어가는 피해를 봤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에 따르면 도성환(60) 사장 등 홈플러스 임직원들은 2011년 말부터 작년 7월까지 11차례에 걸쳐 진행한 경품행사에서 고객들의 개인정보 712만 건을 부당하게 입수한 뒤 보험사 7곳에 판매하고 148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품 응모 고객의 정보는 1건당 1980원씩 보험사에 팔렸다.

이어 합수단은 회원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보험사에 판매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도 사장과 김모 전 부사장 등 전ㆍ현직 홈플러스 임직원 6명 및 홈플러스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회원정보를 제공받은 보험사 2곳의 관계자 2명도 함께 기소됐다.

홈플러스 임직원들은 경품 응모 고객뿐 아니라 이미 확보한 회원 개인정보 1694만건을 보험사 2곳에 팔아넘기고 83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역시 정보를 넘기기 전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는 경품행사와 기존에 입수한 것들을 합쳐 총 2400만여건의 개인정보를 보험사 측에 팔아 231억7000만원의 불법 수익을 올렸다. 담당 부서인 보험서비스팀은 전체 매출의 80∼90%를 이 같은 ‘개인정보 장사’로 채웠다.

통상 경품행사에는 응모권에 성명과 연락처만 쓰면 되지만 홈플러스는 생년월일과 자녀 수, 부모 동거 여부까지 적어내도록 했다. 이를 기입하지 않은 고객은 경품추첨에서 배제했다. 경품행사는 외견상 고객 사은행사였지만 사실상 응모 고객의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목적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홈플러스는 당첨이 되면 휴대전화 문자메세지로 사실을 알려준다고 했지만 당첨자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낸 사실도 없었다.

다이아몬드 등을 경품으로 줘야 할 1ㆍ2등 당첨자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은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첨자가 어렵사리 당첨사실을 알고 연락해도 경품 대신에 홈플러스 상품권 등 다른 물품을 주고 끝낸 경우도 있었다고 합수단은 전했다.

응모 고객은 경품행사를 통해 자신의 신상정보가 보험사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응모권 뒷면에 고객이 개인정보를 제공할 제 3자 보험사를 기재해놨지만 깨알보다도 작은 크기인 1㎜의 글씨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합수단이 응모 고객 200명에게 확인한 결과 이들 모두는 “행사 목적을 정확히 알았다면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홈플러스는 정보를 통째로 넘긴 뒤 보험사에서 ‘보험모집 대상자’로 선별한 회원에 대해 뒤늦게 ‘정보제공 동의’를 구한 경우도 있었지만, 이같이 사후에 동의한 회원들은 보험모집 대상자의 2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단은 이어 향후 공판과정에서 불법 영업수익에 대한 추징을 구형하는 한편 유통사 등에서 판촉이 아닌 ‘정보 장사’를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하는제도 개선책을 검토 중이다.

홈플러스는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스럽다”며 “수사결과로 밝혀진 사항은 철저히 개선할 것이며 일부 고객 동의를 받은 부분을 범죄로 본 것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성실히 소명하고 법원 결정을 겸허히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홈플러스 홈페이지 캡쳐]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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