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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사 줄줄이 적자 현실로…에쓰오일은 그나마 ‘선방’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에쓰오일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내는등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해 국제 유가 폭락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을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에쓰오일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은 2월5일, GS칼텍스는 2월 둘째주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상당액의 손실이 전망된다.

30일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은 지난해 사상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이 늘어나 정유사업에서만 698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한해 영업손실 2589억원을 내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 회사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80년 원유정제시설을 첫 가동한 후 34년만에 처음이다.

사업부문별로는 정유사업에서 6987억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석유화학 부문에서 1820억원, 윤활기유에서 2578억원의 수익을 올려 전체 적자규모를 줄였다.

매출액은 28조5576억원으로 8.3% 감소했다. 회사는 “판매물량이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판매단가가 하락해 매출액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유가가 폭락한 4분기에는 매출액 6조2677억원, 영업손실은 2132억원에 달했다. 제품 재고관련 손실이 3100억원에 달하고 원유수송 시차에 따른 마진손실이 컸지만,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상승 및 사우디아람코의 아시아지역 원유 판매단가 인하에 따라 적자폭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른 정유사들은 “2천억원대 적자면 선방했다. 부럽다”는 반응이다.

정유사들은 그동안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 등을 생산하는 정유부문에서 적자를 보더라도 석유화학 제품이나 윤활유 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흑자경영을 해왔다.

그런데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10월1일 93.52달러에서 12월31일 53.60달러로 석달새 40달러가 폭락하자 정유부문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바람에 적자로 돌아섰다.

유가가 급락하면 정유사들이 보유한 원유와 석유제품 재고평가 손실이 극대화되고, 원유를 유조선에 실어 한국까지 수송하는 20여일 동안 발생하는 가격 차이가 이윤을 깎아 먹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작년 4분기에만 정유부문에서 각각 5천억원이상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에쓰오일이 같은 기간 정유부문에서 3천68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하자 업계에서는 “그 정도면 잘했다”는 말이 나온다.

에쓰오일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에 이은 국내 3위 업체라서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최대 주주(63.4%)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회사 아람코가 아시아지역 원유 판매단가(OSP)를 인하해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다.

에쓰오일은 “원유 수입량의 90% 정도를 아람코에서 가져온다”며 “OSP 인하로 정유부문 적자를 1천200억원 정도 만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업계 예상대로 SK와 GS가 정유부문에서 각각 5천억원 이상 손실을 냈다면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정유 3사의 지난해 정유부문 손실은 총 2조원을 넘게 된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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